여야 정치권은 29일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을 찾아 복구 활동에 총력을 다했다. 그러나 원인에 대해선 여전히 딴 목소리를 내며 공방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날 예정된 주요당직자회의를 취소하고 서초구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을 찾았다. 전원마을은 우면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18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진 곳이다. 이곳에서 홍준표 대표와 김정권 사무총장, 김기현 대변인 등 300여명은 흘러내린 토사를 치우는 복구작업을 진행했다.
홍 대표는 이 곳에서 “전국민과 전당원이 힘을 합쳐 조속한 피해복구가 이뤄지도록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각각 피해지역을 찾아 복구 작업을 도왔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우면산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래미안 방배아트힐을 찾았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경기도 광주 송정동에서 침수 피해 가옥의 정리 작업을 도왔다.
한나라당은 재해대책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재해 예방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는 등 정책적인 대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민주당도 이날 오전 재해재난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갖고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방법 등을 논의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서초구 송동마을을 시작으로 30일 동두천, 31일 경기∙강원 지역을 당원들과 함께 방문해 복구 활동을 할 예정이다.
한편 손 대표는 재해재난특위 회의에서 “지금 누구 탓을 하기에 앞서 우선 당장 피해복구에 앞장서야 한다”면서도 “이번 사태는 천재가 아닌 인재”라 규정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재난에 대해 ‘천재’라고 규정한 발언을 꼬집은 것이다.
김진표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권욕심에 치우진 나머지 무상급식 반대, 디자인 서울, 한강 르네상스 등 전시행정에 치중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무조건 책임을 전가하는 식의 정치공세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트위터에서 “민주당은 ‘이때다’하고 오 시장 비판만 하지 말고 팔을 걷고 주민들에게 달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정치공세는 주민들의 발목을 잡는 것이며 현장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의 사기를 꺾는 일이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