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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3일 오는 4ㆍ11 총선의 최대 관심지가 된 부산에서 첫 '낙동강 전투'를 벌였다. 두 사람은 이날 얼굴을 맞대지는 않았지만 이 지역에 후보로 나선 자기 당 후보들의 지원에 나서면서 상대를 의식한 행보를 했다. 특히 이날 유세는 12월 대선의 여야 유력 주자들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박 위원장은 총선전이 본격화한 후 처음으로 부산 사상을 찾았다. 이 곳은 문 고문이 출마하는 곳이자 이번 새누리당 공천의 최대 이변으로 꼽히는 27세의 정치신인 손수조 후보가 문재인 바람에 맞서고 있는 곳이다.
문 후보가 손 후보를 두자릿수 차이 이상 앞지른 여론조사가 대부분이지만 지난 12일 부산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4.4%포인트)에서 손 후보(39.6%)는 문 후보(47.9%)를 8.3%포인트 차이까지 따라잡았다.
이날 오후2시 새누리당의 상징색인 붉은색 재킷을 입은 박 위원장은 부산ㆍ경남 민방(KNN) 등 9개 지역민방의 공동 초청 토론회 녹화장에서부터 손 후보 옹호론을 폈다. 이날 오후11시15분에 방송할 토론회에서 그는 '손수조 후보 공천이 문재인 망신주기인가'라는 질문에 "손수조는 사상을 잠시 거쳐 지나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곳에서 자신이 태어났고 자랐다. 고향의 발전을 이뤄보겠다는 당찬 도전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잠재 경쟁자인 문 고문의 총선 출마를 겨냥한 비판이다.
그는 이어 "지역발전은 당과 같이 하는 것이다. 손 후보에 대해서도 당에서 최대한 도와줄 것"이라면서 "사상 주민이 선거혁명을 이뤄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사상구 괘법동에 있는 손 후보 선거사무소를 찾아 격려했으며 함께 주변 덕포시장을 돌며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또 "나라를 위해 손잡을 일이 있다면 언제든 함께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며 "산업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분들께 저는 항상 죄송한 마음을 가져왔다. 그분들께 제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점퍼를 입은 채 오전 사상구를 돌며 지역주민을 만난 문 고문도 오후부터는 문성근 최고위원과 함께 북구 덕천동의 구포시장과 젊음의 거리를 찾았다. 전재수 민주통합당 후보가 출마한 이곳에서 문 고문은 상인들의 손을 잡고 한 표를 호소했다. 노란 점퍼와 어깨띠 차림의 세 후보에게 주민들도 관심을 나타냈다. 자기 지역구에 몰두하던 문 고문이 부산의 다른 지역 유세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11일 야권연대 타결 이후 더욱 탄력을 받은 부산의 '문성길(문재인ㆍ문성근ㆍ김정길) 라인'을 강화하는 발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