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춘열차, 오늘도 추억은 달린다

강촌엔 아홉구비 폭포 춘천 청평사 가볼만경춘선 열차는 젊은이들에게는 '추억의 공장'이다. 서울에서 춘천까지 두 시간 남짓. 여행 전 사전계획도 필요없다. 뜻이 통하는 벗만 있으면 언제라도 열차에 올라타면 된다. 길어야 두 시간이니 젊은 나이에 좌석이 없은들 무슨 상관인가. 오가는 시간이 그리 멀지 않으니 늘 당일로 돌아올 작정으로 간다. 그러나 이곳저곳 둘러보고 산천경개에 취하다 보면 웬지 서울길이 내키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기억 남는 일이 많이 생기곤 했다. 대학시절 MT를 위해 찾았던 대성리, 청평의 아침고요수목원, 물 좋은 강촌, 그리고 닭갈비ㆍ막국수에 탁주 한잔 그윽한 춘천. 연인과 가족과, 마음이 울적할 땐 혼자라도 훌쩍 떠나보자 경춘선을 타고 동쪽으로. 지금은 3월 막바지, 때아닌 눈발이 차창을 스친다. 경춘선을 타고 가다보면 우선 내리고 싶은 곳이 대성리. 젊은 연인들과 대학생들의 MT 장소로 붐비는 대성리는 북한강 물줄기를 타고 이어지는 강변 마을 중 하나이다. 이곳 데이트의 묘미는 보트와 나룻배를 탈 수 있다는 것. 특히 대성리 국민관광지에서는 다양한 노젓는 배부터 수상스키까지 다양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대성리역 주변 명승지로는 과거 임꺽정의 주무대였다는 천마산이 대표적이다. 천마산은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산세가 험하고 봉우리가 높아 산악인들도 즐겨 찾는 산이다. 정상에 오르면 북쪽으로 과라리고개 너머 철마산과 주금산, 수동천 건너 축령산 등이 보이고 남쪽으로는 천마산스키장과 마치고개 너머로 백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청평에서는 아침고요수목원과 청평호에 가볼 만하다. 아침고요수목원(031-584-6703)은 축령산의 빼어난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하여 한국의 미를 듬뿍 담은 정원을 갖추고 있고, 울창한 잣나무숲 아래에서 삼림욕을 즐길 수도 있다. 청평호는 북한강을 막아 만든 청평댐으로 인해 생긴 인공호수. 청평호 주변으로 오래된 호반유원지들과 별장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호수 북쪽에 위치한 청평페리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이용, 북한강을 거슬러오르는 뱃길은 운치를 더해준다. 청평에서 좀더 동쪽으로 달리면 남이섬으로 유명한 가평에 이어 구곡폭포가 이름난 강촌이 나온다. 강촌은 물이 아름다운 고장. 강촌의 옛지명은 강가의 마을로 물가마을, 또는 물개마을로 이름지었다가 일제치하에 강촌으로 개명, 현재에 이르고 있다. 구곡폭포ㆍ삼악산등 인근 경관이 수려해 연간 90만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강촌은 아홉굽이를 돌아 떨어지는 구곡폭포가 있어 더욱 아름답다. 강촌역에서 20분쯤 걷다보면 폭포입구인 매표소에 이른다. 15분정도 더 오르면 돌탑과 아홉굽이를 돌아보는 구곡정이 있으며 47m 높이에서 떨어지는 하얀 물줄기가 장관을 이루는 구곡폭포에 이르게 된다. 종착역인 춘천에 내리면 일단 닭갈비ㆍ막국수 등 특색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자. 춘천은 공지천의 뱃놀이, 춘천호ㆍ소양호 등 탁 트인 호반, 그리고 소양호 건너편 고려시대 고찰인 청평사 등이 유명하다. 공지천변에는 남녀노소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보트시설을 갖추고 있어 겨울을 제외한 3계절동안 중도와 의암호반의 경관을 감상하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춘천호는 주변의 산수가 아름답고 댐의 상ㆍ하류 어디서나 낚시하기가 좋아 관광객이 몰려온다. 댐 주변에 형성된 매운탕골에는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호반의 도시' 춘천에서 가장 큰 댐은 바로 소양댐. 댐 아래 주차장에서 댐까지 오르는 굽이길의 전망이 시원하다. 댐 정상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넓은 소양호가 펼쳐지고 서쪽으로는 소양댐을 빠져나간 소양강이 길게 펼쳐져 있어 가슴이 탁 트인다. 청평사는 수많은 연인들이 낭만에 젖어 찾았다가 추억을 만들고 돌아가는 곳. 서울에서 가자면 청량리역에서 춘천까지는 기차로, 다시 춘천 소양댐에서 청평사 선착장까지 배로 건너가는 운치(?)가 있다. 특히 청평사에서 나오는 배편이 일찍 끊겨 자칫 마지막 배를 놓치면 도리없이 하룻밤을 묵어야 하는 신세가 되기 때문에 '육지 속의 섬'이라 불리기도 한다. 청량리~춘천 열차는 첫차 오전 5시25분(통일호) 이후 20분~1시간 간격으로 운행된다. 요금은 통일호은 2,700원이고, 무궁화호는 주중 4,000원 주말 4,700원. 그밖에 자세한 사항은 철도청 인터넷 홈페이지(www.korail.go.kr) 또는 전화(1544-7788)로 알아보면 된다. 문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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