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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 최대 섬유염색단지인 포천시 영중면 양문리 소재 포천양문일반산업단지(양문염색공단)가 외국인 근로자 부족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들은 국내 근로자들은 외면하고 외국근로자는 정부의 쿼터제 때문에 구할 수가 없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3일 찾은 양문염색공단 내 A기업의 작업장은 원단 염색용 기계장치에서 내뿜는 뜨거운 열기로 한여름의 뙤약볕이 내리쬐는 바깥보다 오히려 더 더웠다.
A기업의 직원수는 60명이다. 이중 외국인 근로자 수는 합법적인 일반 외국인근로자(비전문취업 사증 E-9) 10명, 재외동포(H-2 사증) 8명, 불법 체류 외국인 12명 등 30명으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근로자는 70대 1명, 60대 2명, 나머지는 대부분이 50대다.
이 회사의 김모 대표는 "정부가 내국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 도입을 대폭 줄이면서 인력난의 심각하다"며 "우리 회사 작업장에서 보듯 30대 이하 국내 근로자는 사무직 여직원을 제외하고는 1명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외국인 근로자 부족으로 인해 인건비만 대폭 올라가고 불법 체류외국인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지금은 불법 체류 외국인마저 제대로 구하지 못해 공장 가동을 멈추는 곳도 많다"고 전했다.
사염이 주업종인 B기업 직원수는 22명으로 이중 외국인 근로자 수는 11명이다. B기업의 한모 대표는 "최근 인근 시에서 20대 후반 4명이 들어왔는데 이틀 일하고는 말도 없이 떠났다"며 "벼룩시장 등에 광고를 내도 나이 많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한 대표는 "올 1월에는 출입국관리소가 불법 체류 외국인을 단속하면서 일할 사람이 없어 문을 닫은 회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C기업은 지난 5월 8명의 불법 체류 외국인이 검거되면서 사장과 사무실 직원까지 현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양문염색공단 기업들은 이른바 '3D' 업종에 속해있다. 43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었으나 지난 2~3년간 인력난 등으로 문을 닫은 회사가 6곳에 달한다. 전체 980여명의 근로자 중 60% 이상이 외국인 근로자며 불법 체류 외국인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이 70% 이상이다.
섬유업체에 대한 외국인 근로자 허용 인원은 10인 이하 업체가 5명, 11~50인 이하 업체가 10명, 51~100인 이하 업체가 15명으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불법 체류 외국인을 포함해 전체 직원의 60% 이상이 외국인 근로자다.
포천양문염색사업협동조합의 정병학 상무는 "정부가 올해 외국인 쿼터제를 조정해 합법적으로 외국인 근로자 1만명 정도를 더 들여오겠다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며 "외국인력 도입 쿼터제 자체를 아예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기북부 섬유·염색업체는 720여개사로 1개 업체당 6.4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