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980원선 '붕괴'
97년 11월6일 이후 처음..장중 975원까지 급락하기도
(서울=연합뉴스 ) 이승관 기자
원.달러 환율이 반등 하루만에 다시 10.60원 급락, 980원선마저 힘없이 무너졌다.
장중 금융당국의 개입 물량으로 보이는 매수세가 감지되기도 했지만 상승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일 대비 10.60원 급락한 977.50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6.10원 내린 982.00원에서 장을 시작한 뒤 장초반부터 하락폭이 급격히 커지며 980원대가 무너진 데 이어 장중 한 때 970원대 중반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오전 9시40분께, 오후 12시40분께,오후 2시40분께 일부 감지됐지만 낙폭을 줄이는 데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98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외환위기 직전인 지난97년 11월6일(종가 975.40원)이후 8년 2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지난해 1천11.60원에 한해를 마친 원.달러 환율은 새해 들어 단 6영업일만에 최고 34.10원이나 떨어지는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지난주말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급락한 데다 녹아웃(knock-out:환율이 목표지점에 이르면 그전의 계약이 모두 취소되는 옵션) 매물이 쏟아지면서 급락세가 이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민은행 노상칠 과장은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와 역외에서의 매도가 동시에쏟아졌다"며 "특히 녹아웃 옵션 관련 물량만도 5억달러 이상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구길모 과장은 "금융당국이 올들어 가장 많은 물량을 투입해 방어에나선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 김병돈 부부장은 "이번주에도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으로 (달러화) 매수세가 없는 상태"라며 "반면 뉴욕환시에서 엔.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업체에서 매도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주말 급락세를 보이며 115엔대가 무너진 엔.달러 환율은 다시 한번 하락세를 이어가며 오후 3시 현재 113.92엔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은 같은 시각 100엔당 857.91원이었다.
입력시간 : 2006/01/09 0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