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석유비축기지에 1,900만배럴의 석유를 더 비축할 수 있는 추가 설비가 11년 만에 완공돼 동북아 지역의 석유거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오일허브 비전’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기존 비축기지를 더하면 저장용량이 5,000만배럴에 육박해 단일 비축기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한국석유공사는 23일 전남 여수에서 강영원 사장 등 임직원과 현지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여수 추가 비축기지 준공식을 개최했다.
지난 1997년 설계가 시작된 추가 비축기지는 여수시 낙포동 일대 130만㎡ 부지에 2,940억원의 자금을 들여 건설됐다.
1990년부터 추진돼온 여수 비축기지는 1999년 완공된 지하동굴 저장방식의 기존설비에 3,075만배럴의 저장이 가능하며 이번에 준공된 추가 기지는 지상탱크에 250만배럴, 지하동굴 1,650만배럴 등 모두 1,900만배럴의 저장이 가능하다. 두 기지를 합한 저장용량은 모두 4,975만배럴로 거제기지(4,750만배럴)보다 크며 전세계 지하 및 지상 비축기지 가운데 단일 기지로는 가장 크다고 공사 측은 설명했다.
기지의 지하동굴은 높이가 아파트 12층 높이인 30m, 폭은 18m, 동굴의 길이는 14㎞로 용적이 장충체육관의 약 100배 수준이며 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동굴 내에 최첨단 원유 가스 배출 제어설비를 구축했다. 여기에는 국내 석유 소비량의 23일분(2007년 기준ㆍ 218만배럴)을 저장할 수 있으며 이를 한번에 실어 나르려면 25톤 탱크로리 27만대가량이 필요하다.
또 길이 300m가 넘는 대형 유조선이 안전하게 접안할 수 있는 부두시설과 육상 파이프라인을 통해 인근 GS칼텍스 정제시설과 물량을 상호 입ㆍ출하할 수 있다.
석유공사는 여수 기지를 국제 공동비축사업은 물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 지역의 석유거래 중심축인 ‘오일허브’의 주축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여수기지의 완공으로 석유공사는 모두 9개 기지, 1억3,800만배럴의 비축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현재 건설 중인 울산 지하동굴과 평택 지상탱크 기지가 완공되면 내년까지 비축 용량이 모두 1억4,600만배럴로 늘어나게 된다. 석유공사는 1974년과 1980년에 오일쇼크를 겪은 뒤 국내 석유시장 안정을 위해 1980년부터 석유비축계획을 마련해 기지를 만들고 있다. 국제공동비축사업을 추진하고 석유 물류 활성화 기반 구축을 통해 국가 에너지 기반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