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3급기밀인 `음어표'(통신암호 해독문)를 인터넷상에 유출시킨 용의자는 해당부대 출신 예비역 병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군기무사령부는 2일 "지난달 22일 인터넷상에 군사 기밀사항인 음어표를 유출시킨 혐의로 예비역 병장 권모씨(23)를 체포했다"고 밝히고 권씨가 군 복무중 상급자인 김모 중위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고 설명했다.
권씨는 지난달 초 육군 후방부대에서 병장으로 제대했다.
조사결과 권씨는 중대장인 김 중위가 평소 욕설과 듣기 거북한 자신의 별명을 부른데 앙심을 품고 김 중위의 사무실에 보관돼 있던 음어표 총 9장중 1장을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해 이를 제대후 유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기무사는 권씨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으며 권씨가 민간인 신분임에 따라 이날 대구지방검찰청에 사건을 송치했다.
권씨는 서대구 고속버스터미널에 있는 유료 PC를 이용해 지난달 22일 인터넷 `디시인사이드'에 육군 `OO연대 O대대 중위 OOO'의 이름으로 음어표 사진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기무사는 음어표 유출로 인한 피해 여부와 관련, 인터넷 `디시인사이드'에 음어표가 게시된지 13분만에 게시물을 차단해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영한(육사 29기.중장) 기무사령관은 음어표가 유포된 이후 신속한 제보로 확산을 차단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최초 신고자 김모(45)씨에게 포상할 계획이다.
기무사는 사건 발생 이후 그동안 군사기밀을 인터넷에 유포하는 행위를 발본색원한다는 차원에서 IP 추적 등 범인 색출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기무사는 "음어 유출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신속한 신고를 해준분들께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첨단 정보통신 장비 발달에 맞는 보안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육군은 음어표가 유출된 뒤 즉각 해당 음어표에 대한 사용을 중지하고 다른 음어표로 대체했다.
해당부대는 권씨에게 욕설과 함께 듣기 거북한 별명을 불렀다는 김 중위에 대해서는 조사를 거쳐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