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한국축구 응원하는 중국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중국에서도 월드컵 열기는 뜨겁다. 무엇보다 한국팀에 대한 중국인들의 성원이 기대 이상으로 높아 의아할 정도이다. 최근 중국 언론과 네티즌들은 ‘한국 축구는 아시아의 자존심’이라며 한껏 한국 축구를 칭찬하고 있다. 한국의 선전에 매료된 일부 중국인들은 ‘대~한민국’을 함께 외치며 한국과 중국을 동일시하며 좋아하고 흥분한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때 한국 축구를 신랄히 비난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중국인들은 왜 한국 축구의 선전에 환호하는 걸까. 그 이유는 비록 출전권을 얻는 데 실패했지만 이웃 나라인 한국과 함께 세계인의 축제마당에서 같이 호흡하고 싶은 마음이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이는 한 단면에 불과하다. 중국인들이 정작 한국 축구에 박수를 보내는 것은 한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내재돼 있는 ‘열정’ 때문이다. ‘축구 응원을 위해 거리로 쏟아져나온 인파가 저렇게 많다니, 그럼 축구보다 더 큰 일이나 위기가 발생하면 얼마나 많이 모일까.’ 중국인들은 축구라는 한 단면을 통해 ‘민족적 열정이 강한 나라’ 한국을 부러워하고 있다. 물론 이런 한국을 바라보며 혀를 차는 중국인들도 많다. ‘유행이나 시류에 이끌려 소신 없이 행동한다’ ‘냄비처럼 달궈졌다가 금방 식는다’는 등 한국 국민의 열정을 ‘냄비근성’으로 폄하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면서도 중국인들은 한국의 길거리 응원에서 한국의 저력을 읽는다. 특히 어려운 때일수록 온 국민이 함께하고 한곳에 ‘올인’하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우리는 이미 ‘금 모으기’로 화제를 모았던 국제통화기금(IMF) 때나 2002년 월드컵,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의 애국심과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이 중국인의 눈에는 한국의 차별화된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다. 이런 중국인들에게 한국의 힘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이번 월드컵은 물론 모든 분야에서 더욱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한국 경제가 어렵고 중국에서의 사업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지금이 더욱 뭉칠 때이다. 또 힘든 사람이 있으면 당겨주고 이끌어주는 미덕도 있어야 한다. 이런 모습만 보여준다면 사업하기가 갈수록 어렵다는 중국에서 창출할 기회는 아직도 많다. 베이징에서 본 한국 진출 기업들의 미래는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