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 LH 사장은 4일 홍콩에 있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를 방문한 자리에서 "세종시 등 대형 국책사업과 임대주택 등 국민주거복지사업을 담당함으로써 LH의 부채가 급증한 것이 사실이지만 언제까지 외부환경만 탓할 수는 없다"며 "오는 2014년부터 기금을 제외한 사채(社債) 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사채 발행 동결에도 불구하고 행복주택 등 정부의 주거복지정책에 있어 LH의 공적 역할은 차질 없이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민주택기금 차입금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주택기금은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 건설 등에 사용되며 국민임대의 경우 30년 임대기간 동안 처분이 불가능해 임대주택 재고물량이 늘어나는 한 부채증가가 불가피하다. 지난 2012년 말 기준 전국적으로 LH가 보유한 임대주택 물량은 63만가구로 금액으로는 54조원에 달한다.
금융권의 한 전문가는 "현재 기금 차입금이 일반채권에 비해 후순위인 점을 감안할 때 상환액 규모 이하로 신규 사채 발행을 억제한다면 물량부담 해소 등 LH 채권발행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사장과 면담한 유지훈 무디스 애널리스트도 "실제 동결이 가능하다면 사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것과 비교할 때 긍정적인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문제는 사채 발행 축소에 따른 사업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LH는 사업다각화로 연간 약 3조원 규모의 민간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며 판매목표관리제 등을 통해 전사적 판매 및 대금 회수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사채 동결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유동성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행복주택 등 LH에 부여된 공적 역할의 축소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