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5930]의 반도체와 정보통신 부문의 희비가 지난 1년 사이 극명하게 엇갈렸다.2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 3.4분기 반도체 부문의 매출은 사상최악인 1조6천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23%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불과 1년전인 작년 3.4분기 매출은 사상최대치인 3조8천억원으로 매출비중도 올 3.4분기의 두배에 가까운 43%. 이후 D램 값 폭락의 여파로 작년 4.4분기36%, 올 1.4분기 35%, 2.4분기 27%로 매출비중이 가파른 내리막을 걸었다.
특히 반도체중 메모리 부문의 비중은 작년 3.4분기 30%에서 올 3.4분기 12%로위상이 급격히 실추됐다.
영업이익률도 작년 4.4분기 39%(1조2천800억원)에서 올 3.4분기 -23%(3천800억원 적자전환)로 적자사업으로 전락, `미운 오리새끼' 신세가 됐다.
반면 삼성전자의 또다른 주력부문인 정보통신 부문은 욱일승천하는 양상이다.
작년 3.4분기 19%(1조6천억원)에 그쳤던 매출비중이 올 3.4분기 30%(2조2천억원)로 껑충 뛰어올라 반도체를 대신한 그룹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영업이익률도 작년 4.4분기 10%(2천100억원)에서 올 3.4분기 16%(3천600억원)로높아졌다.
이처럼 반도체와 정보통신 부문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삼성전자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이젠 반도체 회사가 아니라 통신회사가 아니냐"는 농담섞인 얘기도 들린다.
특히 요즘 실적발표 때마다 반도체 부문의 `성적표'가 곧바로 삼성전자 전체의실적으로 비쳐지면서 주가는 물론 대외신인도에도 악영향을 미치자 반도체 회사로불리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도 엿보이고 있다. 사상유례 없는 반도체호황기를 맞았던 작년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표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통신, 디지털 미디어가 각각 3:3:3의`황금분할' 비율을 갖춘 종합 전자회사"라며 " 시장이 반도체쪽에만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다 보니 정보통신쪽의 `선전'이 묻혀진 것 같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한편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관계자들은 올 3.4분기 손실폭이 다른 경쟁업체보다그나마 적은 것은 제품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D램 비중을 축소하고 비(非)D램인 S램과 플래시 메모리 등의 비중을 높이는 사전 조정노력을 기울인데 따른 것이라며 시장과 여론이 `적자전환'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