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유로존 위기에 기름붓는 스페인

은행권 부실 예상보다 심각… 방키아에 190억유로 긴급지원<br>BFA등 5곳 신용등급 강등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가뜩이나 위태로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에 기름을 붓고 있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자산규모 3위 은행인 방키아에 사상최대 규모인 190억유로를 긴급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9일 스페인은 방키아에 45억유로를 지원하고 출자전환을 통해 지분 45%를 인수하는 내용의 국유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190억유로를 추가 지원할 경우 방키아에 투입되는 공적자금은 총 235억유로로 늘어나게 된다. 또 스페인 정부의 지분율은 9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방키아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으로 스페인 정부가 은행권에 투입하는 공적자금은 330억유로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3%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25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방키아를 비롯해 방키아 모회사인 BFA 등 5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우려를 더욱 고조시켰다. S&P는 방키아ㆍ방코포풀라르ㆍ방크인테르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방카시비카는 BB로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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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스페인의 본격적인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에 대한 우려와 함께 스페인 정부가 부실은행들에 추가로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실은행들에 대한 재정투입이 진전될 경우 스페인 정부가 유럽연합(EU)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통한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소라야 사엔스 데 산타마리아 부총리는 "은행 부문 자본 재확충을 위한 EU 구제금융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앞서 스페인 정부가 은행권 추가 구제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가 방키아 국유화를 결정한 만큼 또다시 말 바꾸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페인 은행들은 부실 부동산 자산만도 1,840억유로어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여신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3월 말 현재 8.37%로 18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국제금융협회(IIF)는 스페인 은행 대출손실이 최대 2,600억유로에 달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스페인 위기의 불길이 거세지면서 유로존 사태의 최대 변수로 자리잡은 가운데 아일랜드에서 오는 31일 실시되는 신재정협약 찬반 국민투표도 유로존 사태의 또 다른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FT는 EU가 토탄(탄화 정도가 낮은 석탄의 일종) 채굴을 금지한 규정을 도입한 데 대해 토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아일랜드 국민들이 반발, 신재정협약에 반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국민투표에서 '긴축'을 강조하는 신재정협약에 대해 반대표가 더 많이 나올 경우 긴축을 강조하는 독일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면서 유로존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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