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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워크숍, 신당파·親盧 입장차만 확인
입력2006.12.27 18:59:16
수정
2006.12.27 18:59:16
신당파 "친노세력 끝까지 반대땐 결별"<br>당 사수파 "통합신당은 지역정당" 맞서
| 김근태(왼쪽부터)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원혜영 사무총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소속 의원워크숍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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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워크숍, 신당파·親盧 입장차만 확인
신당파 "친노세력 끝까지 반대땐 결별"당 사수파 "통합신당은 지역정당" 맞서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김근태(왼쪽부터)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원혜영 사무총장 등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소속 의원워크숍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계개편의 격랑에 휩싸인 열린우리당은 27일 오후 워크숍을 열어 당의 진로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했지만 신당파와 당 사수파가 대립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워크숍은 오영식ㆍ임종석ㆍ김형주ㆍ양형일 의원 등 당내 각 계파를 대표하는 의원들의 기조발제 후 의원들이 자유토론을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최근 당의 진로 문제에 관한 의원 설문조사를 주도했던 박병석 의원은 워크숍에 설문조사 결과를 최초로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조사대상 85명 중 94.1%인 80명이 통합신당에 찬성했고 2명만이 반대의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에서는 통합신당 지지세력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토론이 진행되자 어느 진영의 우세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난상토론이 벌어지면서 오히려 당내 각 진영간 대립각만 거세지는 분위기였다.
신당파 의원들은 "우리당이 한자릿수까지 지지율이 추락해 신당을 만들 수밖에 없게 된 것은 노무현 대통령 때문"이라며 "친노세력이 끝까지 신당 창당에 반대한다면 결별론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전병헌 의원은 "평화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이 어떤 절차를 거쳐 언제까지 이뤄져야 하는지 명료하게 일정이 제시되고 합의돼야 한다"며 "또한 내년 초 전대에서 통합을 위한 기구가 구성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학진 의원은 "대통령이 의원들을 무시하는 만큼 통합신당 추진에는 별 영향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 추진을 지지하는 주승용 의원은 "열린우리당에 당선 가능성 있는 대권후보가 없다"며 "김근태ㆍ정동영ㆍ천정배 이런 분들이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당의 후보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의 현재 틀로는 정치적 희망이 없음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반한나라당 세력은 다 함께 모여야 한다"며 "(당내 의원) 80명이 통합신당하자고 했다.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석 의원 역시 "현재 평화개혁세력은 사분오열돼 있고 열린우리당이 중심이 아닌 만큼 통합신당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대통령과 일부 세력을 배제하는 건 바람직하다"며 친노세력과의 결별론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이어 열린우리당의 신당추진을 '도로 민주당' 수준으로 평가했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지난번 노 대통령 당선 때 우리를 지지했던 세력을 복원하자는 게 통합신당 주장인데, 이걸 '도로 민주당'이라고 비판하는 건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양형일 의원도 친노파 등 당 사수세력을 겨냥해 "대화로 못 풀 일은 없다. 그러나 진정으로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면 합의 이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강경 입장을 나타냈다. 심지어 일부 의원은 노 대통령이 아예 탈당해야 한다며 친노 진영과의 결별론에 기름을 끼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중도파 의원들의 '신당 속도조절론'도 제기됐다. 중도파인 오영식 의원은 "평화개혁세력을 대통합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분열을 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통합신당파를 겨낭했다. 그는 "통합의 대의와 명분을 국민의 전폭적 공감 속에서 제시하는 것에 있어 문제가 있다"며 "통합신당으로 가는 방향은 맞지만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같은 논쟁 속에 당 사수파는 '통합신당은 지역정당으로 후퇴하는 것'이라는 논리로 맞섰다. 친노파인 김형주 의원은 기조발제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고건 전 총리 등만 합치면 소통합에 불과하다"며 "비대위는 중앙위원회 권한을 회복시켜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당 사수파는 신당파가 내년 초 전대에서 사실상 당을 해체하려는 시도를 보일 것이라는 판단 아래 전대 의제와 규칙, 일정에 대해서도 "기간당원제 폐지를 골자로 한 당헌ㆍ당규 개정과 기초당원제 중심의 전대 개최는 불법"이라고 압박했다.
한편 당 사수파 당원모임인 '전국당원대회 준비위원회'는 이날 오후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갖고 준비위원회를 '혁신운동본부'로 확대 개편하기로 결의했다.
입력시간 : 2006/12/27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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