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여야 의혹공방에 서울시민들 “창피하다”

8일 남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강남북 민심 들어보니

“박원순 후보 의혹이요? 내용을 못 들어봤는데요.”(송파구 거주 26세 취업 준비생) “여야가 싸운다고 표로 오르지 않을 겁니다.”(금천구 거주 52세 장어구이 집 주인)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8일 앞으로 다가온 18일 서울시민들은 강남북 할 것 없이 여야 후보 간 의혹 공방을 비판했다. 이날 서울경제신문의 현장취재 결과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후보들에 대한 의혹보다 후보의 능력과 공약을 보고 한 표를 행사하겠다는 민심이 확연하게 읽혀졌다. 하지만 민심과 달리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측은 이날도 박원순 후보의 거짓학력 의혹을 제기했고 무소속인 박 후보 측은 공약을 검증하자는 나 후보의 토론 제의를 뿌리쳤다. 이날 오전11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경기장. 전국 식당주인들의 결사체인 한국음식업중앙회가 카드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막 시작하는 참이었다. 대회장에 들어서던 금천구 지회장 장모(52)씨는 “여야 후보가 서로 당선되려고 싸우는 게 창피하다”고 타박부터 했다. 나 후보를 지지한다는 그는 “한나라당은 카드수수료 인하를 약속했지만 박 후보는 별 얘기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강남구 역삼1동에 사는 주부 최모(여)씨는 “카드수수료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정치인들이 갑자기 내린다는 것을 어떻게 믿냐”고 꼬집었다. 최씨는 “강남이라도 역삼1동은 부익부 빈익빈이 더 극심한 곳”이라면서 “의혹공방이야 누구나 뒤지면 안 나오는 사람이 있는가. 공약을 보고 박 후보를 지지한다. 집 있는 사람은 한나라당을 찍어야겠지만 나 같은 서민은 야당을 찍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송파구 가락동에 사는 주부 송모(67)씨는 “오세훈 전 시장의 단계적 무상급식을 지지해 주민투표에도 참여했다”면서 “나 후보는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 같지만 박 후보는 갑자기 나온 사람이라 잘 모르나 당선되면 모든 것을 뒤집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남구 역삼동 강남구청 앞에서 만난 전문직 이모(42)씨는 “세계경제도 어려운데 야당에서는 복지를 무작정 확대하려 든다”면서 “박 후보도 처음에는 중도 같더니 지금은 오 시장이 잘한 것까지 다 바꿀 것 같아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잠실에 사는 고시준비생 임모(26)씨는 “주로 인터넷 신문을 보는데 흥미위주의 기사를 취급하다 보니 박 후보의 병역ㆍ학력 의혹 같은 어려운 내용은 없고 나 후보의 트위터 댓글 논란, 손석희씨와 벌인 설전 같은 것만 나온다”면서 “나 후보는 이미지 메이킹에 실패한 것 같다”고 평했다. 영등포구 공구시장에서 30년째 철물점을 해온 길모(70)씨는 “한나라당이 싫지만 야당은 더 싫다. 복지를 막 늘린다는데 다 세금 아니냐”고 질타했다. 반면 동작구 대방동에 사는 영업직 이모(48)씨는 “기존 정치인에게 질렸다. 박 후보의 친환경 무상급식 공약을 지지한다. 세금부담은 있겠지만 그게 선진국형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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