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속에 아랍 증시가 ‘폭발’하고 있다.
26일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10대 증시 가운데 8곳이 아랍 쪽이다. 이집트 증시의 CASE 30 지수는 올해 152% 상승했으며 두바이 파이낸셜마켓 지수는 130% 뛰었다. 사우디와 요르단 증시들도 2배 가량 급등했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권 산유국들과 튀니지, 팔레스타인 및 모로코 등 역내 11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1조3,000억달러로 1년만에 2배 이상 늘어났다.
이집트 오라스콤 텔레콤의 경우 3년 전에 주당 7이집트파운드(약 1,400원)에서 현재 600이집트파운드로 무려 85배 이상 폭등했다.
주당 수익률도 급등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소재 자산관리회사 슈아 캐피털의 자산관리 책임자 하이삼 아라비는 “고유가와 중동 정부들의 개혁붐이 증시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투자붐이 쉽게 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집트가 통신회사 국가보유 주식을 매각하고 사우디가 얀부 유화단지를 개방하는 등 중동 국사들이 개혁에 나서고 있는 것도 증시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 5위 갑부인 사우디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최근 블룸버그 회견에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내외에 머무는 한 아랍 증시붐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그러나 2007년에는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아랍 증시의 폭발이 역내 투자 패턴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무라 증권의 런던법인에 근무하는 아나이스 파라지는 “아랍 증시붐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기 힘들다”며 “이것이 어느 시점에 서방증시 등 투자 다변화라는 새로운 추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