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관계자들은 최태원회장 공백에 따른 사업차질 문제를 거론할 때면 가장 먼저 자원개발사업을 꼽는다. 그룹의 주력인 SK이노베이션이 담당하고 있는 석유 같은 자원개발사업은 오너가 직접 나서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선 현지 대통령까지 만나야 문제가 풀리는데 현재로선 어렵기 때문이다. SK그룹의 고위관계자는 "실무선에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너무나 많다"며 "특히 대규모 거래나 신규 지역 광구를 투자하는데 어려움이 커 성장동력 확보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해외자원개발은 그 특성상 해당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다. 석유광구 운영권이나 광물 채굴권을 얻기 위해서는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중남미나 아프리카 같은 나라들은 더 절차가 까다롭다. 그래서 오너가 직접 나서는 경우가 많고 정부가 측면 지원하기도 한다.
SK이노베이션의 주력 자업개발사업인 페루 8광구 석유개발사업의 경우 최태원회장이 1996년 이후 17년동안 3명의 페루 대통령을 6번이나 만났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해외 원유 생산량은 총 7만4,250배럴인데 이중 약 5만3,000배럴이 페루 광구에서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해외 자원개발은 최 회장이 일일이 직접 챙기셨다"며 "오너가 움직여야 대규모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와관련, 해외자원개발 분야의 민간 대표기업인 SK이노베이션의 자원개발 사업이 대규모 투자에 대한 결정지연 등으로 주춤거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이렇게 되면 에너지 공기업들이 줄줄이 해외 자원개발사업을 축소하거나 매각하는 상황에서 민간기업이 이를 메워야 하는데 적지않은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