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경계 경보→긴급자율절전' 상황실 긴박

강추위·원전 고장 겹치며 전력 예비율 2.5%로 뚝<br>한전 전력비상사태 대응 훈련 가보니<br>급전소 실시간 명령 하달등 동시다발적 기민한 대처<br>국민 절전 참여·수요 조절로 경보 45분만에 정상 되찾아

30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 대회의실에서'범경제계 절전 실천 사회적 협약식'이 열리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황식 국무총리,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이희범 경총 회장, 정준양 한국철강협회장, 윤종용 전자정보통신진흥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호재기자

30일 오전10시.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전력 전력수급상황실의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10시부로 전력수급 경보 관심단계가 발령됐다고요? 알겠습니다." 한국전력거래소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은 상황실 직원의 목소리가 떨렸다. 상황은 곧바로 상황실장과 행정ㆍ송변전ㆍ수요ㆍ홍보팀 등에 동시다발적으로 전파됐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난방전력 사용이 100만kW 증가함에 따라 전력예비율이 4.6%로 감소했습니다. 전력수급 관심단계를 발령합니다." 같은 시각 전력거래소는 지식경제부 등 7개 정부기관과 한전의 비상수급대책본부 각 팀원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SMS)로 이 상황을 통보했다. 올겨울 유례없는 전력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전력이 오는 12월5일 동절기 비상대책 돌입을 앞두고 전력수급 위기대응 모의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김중겸 한전 사장을 비롯한 처ㆍ실장급 임원 등 40여명이 모인 한전본사 지하 2층 비상상황실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상황실에 놓인 4개의 대형 스크린에는 전력사용현황과 수요관리 및 조치사항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10시5분부로 13개 급전소 1,800대의 변압기를 1단계 탭 조정(전압을 낮추는 것) 완료했습니다. 홍보팀은 대국민 전기절약을 위해 방송사에 자막방송 요청과 함께 계약전력 50kW 이상 고객 34만가구에 절전 협조 요청을 완료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력 소비는 계속 증가해 10시15분에는 예비전력이 235만kW(예비율 3.4%)까지 떨어졌다. 곧바로 전력거래소는 전력수급경보를 주의단계로 상향조정하고 전국 13개 급전소에 추가적인 전압 조정을 하달했다. 한전 상황실은 다시 바빠졌다. "13개 급전소는 900대의 변압기를 2단계 탭 조정과 함께 이 시간 이후부터 배전팀은 전선작업은 중지하고 작업 중인 계통은 즉시 원상복귀 바랍니다." 아울러 직접 부하제어 시행 대상 고객에게는 전력부족으로 부하제어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SMS가 발송됐다. 하지만 전력사정은 더욱 악화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자력 발전소 1기가 고장으로 정지되면서 10시30분 예비전력이 175만kW(예비율 2.5%)로 곤두박질친 것. 경보단계가 경계로 더욱 상향 조정됐다. 대규모 정전사태가 우려되면서 긴급자율절전 시행 명령이 떨어졌다. 이에 따라 곧바로 사전에 한전과 계약을 맺은 15만4,000V이상의 고압전력선을 사용하는 철강ㆍ시멘트ㆍ조선ㆍ기계 업종의 79개 사업장이 긴급자율절전에 돌입해 108만kW의 전기를 절감했다. 송변전팀은 추가적인 전력수급 악화에 대비해 무인변전소에 전담 직원을 출동시켰다. 이윽고 10시45분께 국민들의 절전 참여와 수요조절, 그리고 발전기 고장 복구에 따라 예비전력이 다시 520만kW까지 오르면서 비상이 해제됐다. 한전 관계자들이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 김 사장은 "훈련이지만 시나리오별 진행과정에서 실제 수요조절 이행상황을 점검해서 대응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상시에도 훈련상황을 최대한 염두에 둬 만일의 사태에 체계적인 대응으로 올 울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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