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골프장 M&A '러시'

회원권 분양 안돼 자금압박 커져<br>오렌지등 올들어 9곳 주인 교체<br>잠재매물 많아 시장규모 年 2조


태영은 최근 경북 상주의 18홀 퍼블릭 골프장인 오렌지 골프리조트의 인수 절차를 마쳤다. 오는 11월1일이면 태영은 회원제 태영(경기 용인)과 디아너스(경북 경주)에 이어 3개의 골프장을 보유하게 된다. SK네트웍스는 지난 9월17일 제주 서귀포시에 취득세 34억원을 신고함으로써 핀크스 골프장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골프장 인수합병(M&A)이 잇따르고 있다. 공급 확대 등 업계 환경 변화 속에 건설 중이거나 운영 중인 골프장 거래 시장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 2조원 시장=골프장 M&A는 물밑에서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대부분 주인이 바뀐 뒤에야 매각 사실이 공개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개에 이어 올 들어서도 이날 현재까지 9개 골프장의 주인이 바뀌었다. 업계는 매각 의사를 가진 골프장이 20여곳에 이르며 언제든 조건이 맞으면 내놓을 수 있는 '잠재 매물'은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골프장 한 곳당 매매 가격이 1,000억원 안팎임을 감안할 때 M&A 시장은 연간 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올 들어 가장 최근인 오렌지와 핀크스를 비롯해 경북 청도그레이스와 충북 오스타단양(현 대호단양), 강원 홍천의 휴네스트, 충주기업도시 대중골프장, 전남 나주의 휴튼, 경기 여주 에버빌, 제주 세인트포 등이 주인 명패를 바꿔달았다. 동광종합토건이 총 27홀로 조성할 예정인 에버빌, 미래에셋이 인허가 완료 단계에서 인수한 휴네스트 등이 눈길을 끈다. ◇왜 파나=신설 골프장의 경우 회원권 분양 부진에 따른 자금 압박이 가장 큰 이유다. 공정 30% 이상 시점에서 회원을 모집할 수 있으나 최근 경기침체로 회원권 분양이 어려워지자 자금 조달이 막히게 된 것이다. 건설업체 소유 골프장은 은행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중단되면서 자금 압박 타개책으로 매각에 나서고 있다. 제주와 영ㆍ호남 일부 지역 골프장은 공급과잉에 따른 만성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왜 사나= 대기업의 경우 오너의 의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은 입소문이 난 오렌지 골프리조트를 직접 돌아본 뒤 인수 검토를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윤 회장은 대한골프협회장을 맡고 있는 등 골프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골프장을 필요로 하는 기업은 기존 골프장 인수를 통해 토지 매입, 인허가, 공사 등 3년 이상 걸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이미 운영중인 골프장과 연계 및 확장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골프장 컨설팅 및 M&A 전문업체인 KS레저개발의 김기세 대표는 "내년에는 공ㆍ경매 물건으로 나오는 곳도 생기는 등 매물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영업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수도권 골프장이나 주택 건설 등 부대 사업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골프장 등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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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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