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한민국여성경영대상] 양성평등 새 패러다임 연다

남녀평등, 국가·기업 미래 좌우 여성 인력 활용 선택 아닌 필수

입사·승진·임금 차별 없애고 육아휴직 문화 정착 힘써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연임에 성공했으며 미국에선 연방준비제도 100년 역사상 첫 여성 의장이 탄생했다. 세계 곳곳에서 유리천장이 깨지면서 21세기에 양성평등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희망찬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여성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가 출범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양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난해 12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고용에서의 양성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년 전과 비슷한 55% 수준(2011년 기준)로 OECD 평균치 65%와 큰 격차를 보이며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여성 임금은 남성의 60%대에 불과해 남녀 임금 격차가 OECD 국가 중 가장 크다. 여성 대통령을 배출한 국가지만 양성평등에 있어서는 낙제점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중요한 것은 여성인력 활용이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우리나라로서는 당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필수 과제다.

박근혜 정부는 '고용률 70% 달성'을 핵심 국정 과제로 내걸고 여성인재 활용과 양성평등실현에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OECD는 한국의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을 2030년까지 남성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경우 성장률이 연평균 0.92%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성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여성들이 출산, 육아, 교육 등으로 직장을 떠나지 않도록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요구된다. 아울러 입사 장벽이나 승진, 임금에서의 공공연한 남녀 차별도 없애야 한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와 국민의 의식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개별 기업에 다양한 육아 휴직이나 출산 휴가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것은 기업 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양성평등 정책은 사장된 여성 잠재력을 끌어내 국가와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져오는 '크로스커팅 이슈(cross-cutting issue)'"라며 "높은 여성고용률을 기반으로 출산율과 GDP 상승을 가져온 선진국처럼 우리도 양성평등 정책을 동력으로 이 세 가지가 선순환하도록 해야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진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경제신문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이같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공동으로 '2014 대한민국 여성경영대상'을 마련했다. 양성평등을 실천하는 기업들의 공을 치하하고 이들의 공적을 널리 알려 더 많은 기업들이 변화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법인 대상 포스코 다양한 여성친화정책


개인 대상 남경환 일·가정 양립여건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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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2014 대한민국 여성경영대상 법인부문에서 영예의 대상(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상)을 차지했다. 또 개인부문에서는 남경환 효성ITX 대표가 대상(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상)을 거머쥐었다. 심사결과에 따르면 포스코는 철강기업으로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했지만 다양한 여성친화정책을 편 점이, 남경환 효성ITX 대표는 일·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회사 문화 조성과 여성인재육성에 적극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최우수상은 여성인재경영문화부문(여성가족부장관상)에서 SK텔레콤이, 여성인재경력지원부문(보건복지부장관상)에서 한화케미칼이, 여성인재육성부문(고용노동부장관상)에서 삼성화재가 수상했다. 또 여성인재활용부문(여성가족부장관상)에서는 신영프레시젼이 중소중견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최우수상을 받았다.

SK텔레콤은 육아휴직 사용으로 인한 경력상 불이익 방지 프로그램, 반일 휴가제, 출퇴근 시차제 등 다양한 여성친화 정책을 시행한 점이, 한화케미칼은 제조업이라는 특수성에도 불구, 여성 인력 확보와 유지에 힘을 쏟으면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신영프레시젼은 다양한 여성 친화 정책을 시행해 '여성이 일하기 좋은 회사'로 인정받았고, 삼성화재는 각종 교육훈련에 여성 근로자 참여를 적극 독려한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우수상은 제조부문(대한상공회의소회장상)에서 한경희생활과학이, 중견중소기업부문(중소기업중앙회장상)에서는 락앤락이, 금융부문(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상)에서는 푸르덴셜생명이, 일반서비스부문(서비스산업총연합회장상)에선 인천항만공사가 수상했다. 이밖에 롯데면세점이 특별상(서울경제신문사장상), 김덕자 하나은행 전무가 공로상(여성정책연구원장상)을 받았다. 이번 심사에선 특히 신영프레시젼, 한경희생활과학, 락앤락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던 중소기업의 다양한 여성인재 육성 노력을 발굴, 치하해 산업계에 모범 사례로 보여줬다.

● 어떻게 선정했나

인재 육성 등 4개 부문·신청자 공적 조서 객관적 평가

올해 첫 선을 보인 대한민국 여성경영대상은 여성인재 활용(400점), 여성인재 육성 (400점), 여성인재 경력지원(400점), 여성인재경영문화(300점) 등 총 4개 평가 부문, 1,500점 만점으로 평가해 선정했다. 4개 평가부문의 평가 결과와 심사위원단의 정량·정성 평가를 바탕으로 부문별 우수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을 거쳐 공정성과 객관성에 만전을 기했다.

여성인재활용 부문은 전체 근로자 중 여성근로자 고용비율, 전체관리자 중 여성관리자 고용비율, 전체여성근로자 중 정규직 여성비율, 여성채용목표제, 승진목표제 운영 및 이행실적, 채용면접·승진심사시 여성위원 참여 비율 등 5개의 세부 평가항목으로 구성된다. 여성인재육성 부문은 남성대비 여성훈련 비율, 핵심인재군의 여성비율, 주요부서의 여성비율, 여성임원 비율과 유형, 여성인재육성프로그램 유무 및 활동 내역 등 5개의 항목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여성인재경력지원 부문은 출산전후 휴가 사용 근로자 복귀율, 육아휴직 사용근로자 복귀율, 직장어린이집 설치운영, 육아휴직자 지원프로그램,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운영실적, 유연근무제 운영 등이 주된 평가 기준으로 작용했다. 여성인재경영문화 부문은 여성인재 육성을 위한 전략·방침, 관리자 대상 마인드 교육, 여성인재 육성과 관련한 조직분위기 등 3개의 세부항목을 바탕으로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여성경영대상 유공자는 여성인재 활용, 여성인재 육성, 여성인재 경력지원, 여성인재경영문화 등 4개 평가부문과 신청자가 작성한 공적 조서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선정했다.

2014 대한민국 여성경영대상 심사위원회 위원장은 국내 고용 이론의 최고 권위자인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산업경영학부 교수가 맡았다. 이밖에 고용 및 노동 분야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는 정진화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박현숙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 김태홍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기획조정 본부장, 권홍우 서울경제신문 논설실장, 오현환 서울경제신문 문화레저부장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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