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국제원유시장에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라크로부터 하루 25만배럴의 원유를 우선 공급받는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과 후세인 이브라힘 알샤흐라스타니 이라크 에너지 부총리는 28일 한ㆍ이라크 정상회담 직후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한ㆍ이라크 경제ㆍ에너지 협력 촉진을 위한 협정'에 서명했다.
협정문에는 한국 기업의 요청에 따라 장기공급계약을 통해 10년, 20년 동안 이라크의 원유공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이라크는 석유수급에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하루 최소 25만배럴의 원유를 한국에 우선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원유수입량(하루 240만배럴)의 10%가량 된다. '비상상황'에 대한 규정은 향후 구체화될 예정으로 유가 이상급등이나 수급위기 등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협정은 또 이라크가 지난 2009년 실시한 1, 2차 유ㆍ가스전 입찰 때 유찰된 유전 4곳에 대한 응찰기회를 우리나라에 부여했다. 아울러 양국은 이라크 정부 재정사업에 대한 재무부 지급보증에도 합의했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불안감 때문에 선뜻 이라크 사업에 나서지 못했던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이번 협정체결을 계기로 주택∙건설∙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미들 유프라테스 유전개발과 카르발라 정유공장 건설을 연계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이번 협정은 이라크의 새로운 정부가 경제 및 에너지 협력 전반에 대해 외국 정부와 처음 체결한 것"이라며 "한국이 이라크 신정부의 전방위 경협 파트너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