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쌍용건설 인수 보증금 돌려달라"

동국제강 231억 반환 청구소송 제기<br>대우조선 사례에 적용 가능 파장 클듯

동국제강이 쌍용건설 인수를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지급했던 입찰보증금 231억원을 돌려달라며 이행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발된 인수합병(M&A) 사례 중 이행보증금 반환을 청구하는 첫 번째 소송이라는 점에서 법원의 판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원의 판결 여부에 따라 M&A무산의 책임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있는 지, 아니면 해당 업체에 있는 지 판가름이 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판결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한 한화 등 다른 M&A 무산 사례에도 적용될 수 있어 파장이 클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5일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법에 자산관리공사 등 8개 기관을 상대로 쌍용건설 인수 이행보증금 231억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동국제강은 소장에서 "급격한 금융환경 변화와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쌍용건설의 급격한 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인수가격 조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인수가 무산됐다"며 "금융위기로 촉발된 현재의 경제 상황은 기업은 물론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기관까지 천재지변에 버금가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어 '계약상 사정 변경의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국제강은 또 "양해각서 체결 이후 쌍용건설이 제출한 재무제표를 토대로 실사를 벌인 결과 쌍용건설의 순자산가치가 당초 제시한 4,008억여원에 훨씬 못 미치는 마이너스 875억원으로 평가돼 가격조정요인이 발생했다"며 "이는 미분양 아파트 현황, 인도 건설현장 부실 등이 순자산가치 하락이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캠코에 인수의사를 밝힌 당시 보다 시장상황이 나빠진 만큼 인수가격을 당초 제시했던 1주당 3만1,000원 보다 낮춰달라고 요구했지만 3차례에 걸친 협상 끝에 결국 가격협상에 실패했다. 동국제강은 이어 캠코에 1년간의 계약체결 유예를 요청했지만 캠코는 정해진 날짜에 계약을 지키지 못했다며 계약 파기를 통보하고, 이행보증금 231억원을 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법리적인 해석이 있어야 하겠지만 결국 핵심은 매각협상 실패의 책임이 글로벌 금융위기에 있느냐 해당기업에 있느냐의 문제"라며 "이번 법원의 판결이 금융위기 이후 불발된 다른 M&A사례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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