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네이버 삼총사 '5,195일만의 이별'

김범수 의장 다음카카오 출범·이준호 회장은 지분관계 정리

메신저·전자지갑 등 사업영역 겹쳐 창립 동지에서 경쟁자로


5,195일 만이다. 세 명의 네이버 창업 멤버들이 공식적으로 헤어지는 데 걸린 시간이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 등이 주인공. 1일부로 동지에서 이제 서로 경쟁자로 맞서게 됐다.

지금의 네이버는 지난 2000년 7월 12일 탄생했다. 당시 네이버컴(이해진)이 한게임(김범수), 서치솔루션(이준호) 등과 합병 하면서 NHN(현 네이버)이 탄생했다.


먼저 공식적인 이별을 고한 사람은 이준호 NHN엔터 회장. 이 회장은 다음카카오 출범 전날인 지난 달 30일 네이버가 보유한 NHN엔터테인먼트 지분 전량(9.54%)을 취득했다. 네이버와 지분관계에서 이제 완전한 남남이 됐다. 뒤를 이어 네이버의 창업 공신인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도 1일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을 공식 선포하기에 이른다.

사실 이들 3인 방은 그간 상호 협력을 통해 서로를 이끌어 왔다. 네이버와 한게임과의 합병이 그것. 당시 김범수 한게임 CEO는 네이버 창업 멤버로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해왔다. 초기 네이버 검색을 주도한 이준호 회장도 현재의 네이버가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8년 김범수 당시 NHN 공동대표가 퇴사하면서 거리는 조금씩 멀어져갔다. 2013년 8월에는 이준호 NHN엔터 회장이 네이버로부터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하지만 양사 간 지분관계는 여전히 얽혀 있었고 NHN엔터의 게임을 네이버 라인에 공급하는 등 협력관계도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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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 이 3명의 멤버는 1일부로 상호 대체 관계, 즉 서로 뺏고 빼앗기는 관계가 됐다.

먼저 모바일부문이다. 모바일에선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완전한 경쟁 관계다. 모바일 메신저의 경우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톡'과 네이버의 '라인'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을 펼친다. 국내 시장에선 카카오톡의 판정승, 해외에선 라인이다.

NHN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도 이제 경쟁해야 하는 관계가 됐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 9월 한국사이버결제를 인수해 전자결제 사업에 진출했다. 그밖에 NHN엔터테인먼트는 게임사업에서 나아가 온라인쇼핑몰 등 전자상거래, 웹호스팅, 티켓예매 등 다수의 업체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사들여 옛 창업 멤버와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전자지갑 분야는 특히 격돌이 예상되는 분야다. 이 분야에서는 NHN엔터의 전자지갑,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가 정면으로 부딪친다. 네이버 또한 모바일 결제 사업 진출을 검토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 10월에 NHN엔터테인먼트의 홀로서기, 다음카카오의 공식 출범, 네이버의 모바일 사업 강화 등으로 인터넷·포털 산업은 또 한 번의 격동기에 돌입하는 것 같다"며 "이들 네이버 창업 멤버 3인의 행보에 따라 국내 인터넷·포털 산업 지형도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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