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산업계 곳곳 '특허 가로채기' 극성

아이디어 공모 주최측이… 콘퍼런스에 발표했다가… 협력社가 도용…<br>"공개땐 핵심내용 감추고 비밀유지 계약서 작성을"


SetSectionName(); 산업계 곳곳 '특허 가로채기' 극성 아이디어 공모 주최측이… 콘퍼런스에 발표했다가… 협력社가 도용…"공개땐 핵심내용 감추고 비밀유지 계약서 작성을"기술·아이디어 별도 보호장치 없으면 타인이 특허내도 법적관리 찾기 힘들어 김흥록기자 rok@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풍력발전 업체를 운영하는 Y 사장은 얼마 전 자사 고유의 풍력발전기술과 유사한 특허가 이미 다른 회사의 명의로 등록된 사실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발전용 전기부품을 납품해오던 협력업체가 Y사에서 건네 받은 기술현황 및 제품 스펙을 토대로 글자만 조금 고쳐 버젓이 특허를 출원해놓은 것이었다. Y 사장은 "치밀한 기술이어서 똑같은 제품을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10년 넘게 매달려온 소중한 기술이 도용됐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었다"며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꼭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고 하더라"고 하소연했다. 최근 특허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산업계 곳곳에서 '특허 가로채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더욱이 특허권자도 모르는 사이에 교묘한 방법을 동원해 특허가 줄줄 새나가는 사례가 잇따라 기업들마다 지적재산권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일 특허청에 따르면 해당 특허권의 효력상실을 주장하며 특허심판원에 제기된 특허무효소송은 지난 2003년 611건에서 2008년 939건으로 급증했으며 권리범위확인심판도 같은 기간 507건에서 696건으로 늘어났다. 특허무효소송은 특허획득의 방법이나 주체 등을 놓고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아이디어 및 기술이 도용됐을 때 주로 이용된다. 특허업계에서는 사회 전반적으로 '특허=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과거 대기업 등 일부에 머물렀던 특허 빼내기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철저한 사전대응만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충고했다. 의료기기 업체인 K사는 한 대학병원과 손잡고 복강경 수술기구 사업화를 추진하던 중 다국적기업이 똑같은 제품에 대해 해외특허까지 출원해놓은 바람에 사업 자체를 포기했다. 국내특허만 갖고 있던 대학병원 측이 한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에서 마련한 '당신의 아이디어를 삽니다' 공모전에 응모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주최 측이 공모전 출품작을 근거로 한발 앞서 해외특허를 출원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세계시장 진출은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전라도의 한 대학 연구팀은 지난해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인 M사가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신기술 개발 결과를 발표했다가 강연 내용을 M사가 특허로 등록하는 바람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대학 측은 뒤늦게 M사에 특허를 취소하라면서 강력히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처럼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특허 및 아이디어 발명자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사전조치가 없으면 도용 및 유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한 특허전문가는 "보유한 아이디어나 기술에 대해 별도의 보호장치를 마련해놓지 않을 경우 타인이 이를 특허화하더라도 법적인 권리를 찾기 어렵다"며 "중요한 아이디어나 기술은 국내외 특허 등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술 및 아이디어를 공개할 때는 핵심 노하우를 철저히 감추고 불가피할 경우 특약형태의 비밀유지계약서를 미리 마련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정영룡 기술거래사는 "노하우가 알려질 경우 기존 특허를 회피해 얼마든지 특허를 낼 수 있다"며 "어느 상황에서든 특허 결과물 외에 노하우는 공개할 필요가 없으며 세미나 등에서 질문이 나와도 차후 방문하라는 식으로 공개적인 답변을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핵심 기술과 관련된 특허망을 구성하는 집중특허 방식도 회피특허의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기술관리 방법으로 평가 받고 있다. 노하우나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특허청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관련 컨설팅이나 자금지원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특허청의 한 관계자는 "개인 및 중소기업들도 기본특허를 내고 개량기술을 보완 출원하는 등 나름의 특허망을 구성해야 한다"며 "특허 및 아이디어 도용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인 만큼 사전대비가 최선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