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타임특약] 이라크, 생화학 테러 모든조건 갖춰

탄저균등 대량보유… 미사일 실험도 성공최근 잇따르고 있는 생화학 테러와 관련해 이라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량 살상이 가능한 생화학무기 제조를 위해서는 주권국가의 안정적인 경제적ㆍ군사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 대다수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우선 이라크는 이같은 조건을 갖춰놓고 있다. 이와 함께 이라크는 러시아 다음으로 가장 많은 탄저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점들 때문에 이라크에 대한 의혹이 자동적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다. 정보기관들은 오사마 빈 라덴의 측근이 이라크 관계자와 만났다는 증거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9월 11일 비행기 탈취에 참여했던 테러범 중 한명인 모하메드 아타가 지난해 6월 체크 프라하에서 이라크 정보기관원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라크가 세계무역센터(WTC)와 국방부에 대한 공격을 지원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유엔 감시단이 지난 98년 이라크로부터 추방되기 이전 이라크는 가장 치명적인 화학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VX 가스를 최소 4톤 보유하고 있었으며, 수백톤의 사린가스와 머스타드 가스를 만들 수 있는 원료를 갖고 있음이 드러났다. 수년간 생물학 무기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부정하던 이라크는 지난 95년 8,500리터의 탄저액과 1만9,000리터의 정제되지 않은 보투리눔액을 갖고 있음이 밝혀졌다. 유엔 감시단은 이 중 대부부분을 폐기했으나, 전문가들은 이 수치보다 4배 많은 탄저액과 2배이상의 보투리눔액을 이라크가 숨겨 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지역에서 가장 숙련된 생화학무기 제조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는 이라크는 98년 이후 테러를 목적으로 상당량의 생화학무기를 만들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위에서 언급된 생화학 물질은 상당히 위험하다. 그러나 무기로 전환되기 전까지 대량 살상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 즉 이 물질을 대량으로 만들고, 이를 가루로 전환시킨 뒤 미사일, 폭탄, 스프레이와 같은 무기에 저장되어야만 비로서 위협적일 수 있다. 그 마지막 단계와 관련, 이라크는 지난해 사정거리 150㎞의 단거리 미사일 실험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당시 미 국방 전문가들은 이라크의 미사일이 정밀하지 못하다며 그리 위협적이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들은 포인트를 놓쳤다. 바로 이라크가 테러의 위협적 존재로 다시 등장한 것이다. 사담 후세인을 제압하는 일은 가능할까. 성공 여부는 러시아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에 크게 달려있다. 러시아는 유엔의 이라크 무기 사찰에 반대하는 등 그 동안 상당 부문 이라크 편을 서왔다. 지난 9월 11일 공격이후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은 러시아에 이 같은 입장을 바꾸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아직까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 행정부 내부에는 이라크를 폭격해야 한다는 폴 월포이츠 국방부 부장관과 이에 반대하는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 사이에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딕 체니 부통령은 현재 파월과 같은 견해를 보이고 있으나, 이라크가 이번 항공기 테러에 개입한 증거가 발견될 경우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월포이츠 부장관은 현재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에게 관련 증거를 검토하도록 요청했다. 만약 이 같은 증거가 발견될 경우 미국은 아랍 주변국들과 함께 후세인 대통령을 권좌에서 몰아내기 위한 또다른 전쟁에 돌입할 것이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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