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이 만든 칠레 와이너리 '라포스톨'의 샤를 드 부르네 마르니에 라포스톨 사장은 지난주 취임하자마자 아시아 방문을 계획했다. 처음 선택한 국가는 와인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한국이다.
지난 6일 방한한 라포스톨 사장을 청계천 인근 한식당에서 만났다. 그는 한국을 첫 방문국으로 택한 이유로 "한국 시장은 양적인 면에서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아직까지 좋은 와인을 선별할 줄 아는 소비층이 두텁지 않아 질적인 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7년 전 국내 진출 당시 라포스톨의 엔트리 모델인 '뀌베 알렉상드르 샤르도네'와 '까사 메를로'가 주목받았지만 지난해에는 프리미엄 라인인 '깐또'와 '끌로 아팔타'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올해는 국내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4만5,000병으로 세워놓고 있다.
특히 라포스톨의 간판 와인인 끌로 아팔타는 영국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 전 만찬주로 사용되면서 유명해져 국내에서 당시 완판되기도 했다. 라포스톨 사장은 "끌로 아팔타(소비자가 23만원)의 경우 지난해 8,000병을 수확했는데 한국에서 800여병이 팔렸다"면서 "전 과정이 수작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 만큼 올해 수확을 잘 해서 한국 수출 물량을 1,000병까지 늘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포스톨의 끌로 아팔타 포도밭은 태평양의 해풍과 안데스산맥의 청정 계곡풍이 만나는 곳으로, 청정지역 칠레의 특성상 필록세라(병충해)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품질이 매우 우수하다.
라포스톨 와이너리는 100% 유기농 및 칠레 유일의 친환경 농법을 자랑한다. 자연비료를 사용하는 유기농 농법에서 더 나아가 젖소의 배설물, 민들레, 카모마일, 쥐오줌풀 등과 같은 약초와 떡갈나무 등을 섞은 퇴비를 사용하고 달의 움직임 등 자연의 순리까지 고려하는 농법을 활용하는 바이오다이내믹을 채택했다. 수확도 저온 저장 직전 포도의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밤에 이루어진다.
프랑스인이 만드는 칠레 와인의 맛을 묻자 라포스톨 사장은 "칠레와인은 일반적으로 블렌딩이 항상 일정한 데 비해 라포스톨 와인은 그 때 그 때 자연 환경과 상황에 따라 블렌딩 비율의 변화가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기농 제품은 친환경만 강조하다 보면 맛은 떨어지기 쉬운데 우리 유기농 와인은 높은 품질과 함께 훌륭한 맛으로 전세계 와인 애호가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