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004 유통업결산 및 전망] <4> 화장품

"생존위한 진화" 브랜드숍 경쟁<BR>2년연속 매출 뒷걸음…중간업체 타격 커<BR>시판시장 변화 가속·M&A 본격화 전망도


올해 화장품시장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뒷걸음질했다. 전체 시장규모는 최정점이었던 지난 2002년에 비해 10%가량 줄어든 5조2,500억원에 머물렀다. 소비양극화 현상으로 고급브랜드와 초저가브랜드는 강세를 보인 반면, ‘고만고만’한 브랜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기존 화장품전문점 위주의 시판시장이 브랜드숍으로 재편되면서 화장품유통의 무게중심이 직접판매, 방문판매에서 시판으로 옮겨가고 있다. ◇불황기 생존위한 진화= 화장품업계는 올해 생존을 위한 다각도의 진화를 거듭했다. 초저가 화장품이 대표적이다. 미샤, 더페이스숍 등은 올해 각각 1,100억원, 9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하며 단숨에 화장품업계 매출순위 10위안에 진입했다. 이들은 불황으로 인해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을 겨냥해 1만원대 미만의 초저가 화장품을 대거 선보였고 브랜드와 인테리어를 통합해 쇼핑환경을 개선, 싸구려 이미지까지 탈피해 놀라운 실적을 올렸다. 초저가 화장품의 성공에 자극받은 대형 및 중견 화장품 업체들은 서비스 질을 높인 브랜드숍을 선택했다. 태평양은 지난 7월부터 브랜드숍 ‘휴플레이스’를 오픈하기 시작해 현재 300곳을 확보했으며, LG생활건강, 소망화장품 등도 잇따라 브랜드숍을 오픈했다. 화장품 업계의 정통 명제인 ‘브랜드 명품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에 충실했던 회사도 성과를 거뒀다. 태평양의 ‘설화수’와 ‘헤라’, P&G의 ‘SK2’ 등이 대표적인 사례. 설화수는 화장품 업계 최초로 단일브랜드로 연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브랜드숍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대표 브랜드 육성에도 실패한 중견 업체들은 심각한 매출부진 속에 내년 경영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브랜드숍 가속화= 내년 화장품시장에 대해서는 소폭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과 그동안의 하락세를 감안할 때 3%가량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화장품이 전형적인 내수품목이고 신용불량, 청년실업 등 내수침체 요인이 개선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다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선 브랜드숍 확대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6,000여개에 달하는 화장품 전문점 중 3분의1 수준인 2,000개 가량이 브랜드숍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숍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 회사는 브랜드 인지도나 유통망 장악면에서 고사할 수 밖에 없다. 초저가 화장품의 강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초저가 화장품은 불황에 따른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초저가 화장품 회사가 난립, 제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경우 공멸할 가능성도 있다. 해외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침체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것. 태평양, LG생활건강, 미샤 등 대표적인 국내 업체들은 이미 중국, 홍콩, 대만 등에 진출했으며, 내년부터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유통망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M&A본격화 할 듯= 지난 99년 150개였던 화장품 제조업체는 지난 2003년 337개로 2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시장상황이 점차 악화되고 있어 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한 회사들은 문을 닫거나 다른 회사에 합병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L사, H사 등 구체적인 사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브랜드숍 유통망에 적응하지 못하는 회사들끼리 컨소시엄을 맺거나 합병을 통해 상품군을 늘려 브랜드숍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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