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원평가제에 반대하며 연가투쟁에 참가했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들에게 무더기 징계조치가 내려지면서 교육계가 시끄럽다.
지금까지 연가투쟁과 관련해 203명의 교사가 견책ㆍ감봉 등 징계를 받았고 다음달 초 징계절차가 마무리되면 그 수는 300명가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99년 전교조가 합법화된 후 연가투쟁 참가를 이유로 징계를 받은 교사가 11명에 불과했음을 감안할 때 대단한 변화다. 전교조의 불법적인 집단행동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김신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전교조는 대규모 징계사태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가는 교사의 당연한 권리인 만큼 교육부의 징계조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굳이 공무원의 성실의무나 집단행위 금지의무 등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전교조 측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학교를 떠나 집단행동에 나서는 교사들이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교육계는 사회의 다른 어떤 분야 못지않게 구성원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이다. 오죽했으면 김 부총리가 최근 교과과정 개편을 둘러싼 교과별 교사들의 대립을 ‘권력투쟁’이라고 지적했을까. 연가투쟁까지 벌여가며 교원평가제를 반대하는 전교조의 행태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권력투쟁일 뿐이다. 학부모들이 전교조에 등을 돌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진화 전교조 신임 위원장은 지난해 말 당선 당시 “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위원장은 30일 교육부를 찾아와 김 부총리와 첫 공식 면담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사제관계인 두 사람이 어떤 의견을 나눌지 주목된다. 모쪼록 이번 면담을 계기로 무더기 징계사태를 둘러싼 소모적인 대립이 진정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교육현장에는 사교육에 밀려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공교육을 되살리기 위해 할 일이 너무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