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로 여는 수요일] 原石(원석)


原石(원석)-정진규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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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슬픔과 외로움과 아픔과 어두움 같은 것들을 자신의 쓰레기라 생각한다 버려야 할 것들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그것들을 줍는 거지 사랑하는 거지 몇 해 전 집을 옮길 때만 해도 그들의 짐짝이 제일 많았다 그대로 아주 조심스레 소중스레 데리고 와선 제자리에 앉혔다 와서 보시면 안다 해묵어 세월 흐르면 반짝이는 별이 되는 보석이 되는 원석(原石)들이 바로 그들임을 어이하여 모르실까 나는 그것을 믿고 있다 기다리고 있다 나는 슬픔 부자(富者) 외로움 부자(富者) 아픔의 어두움의 부자(富者) 살림이 넉넉하다


원석은 아프다. 세공되어 보석이 되기까지 수없는 살점이 깎여나가야 한다. 모든 영롱한 광채는 슬픔과 외로움과 아픔과 어두움 속에서 꺼낸 것이다. 저 네 자매는 어디서 연애를 배웠는지 버리려 할수록 달라붙고, 다가갈수록 달아난다. 저이가 슬픔과 외로움과 아픔과 어둠의 수집가가 된 것은 그 때문이다. 저 시인은 '별들의 바탕은 어둠이 마땅하다'고 노래한 바 있다. 당신이 지금 외롭다면 별이 되는 중이다.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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