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0월 22일] 개미들의 거꾸로 투자

최근 기자에게 "요즘 어디 좋은 주식 없냐"고 묻는 지인이 부쩍 늘었다. 증권부 기자다 보니 투자자들로부터 그런 류의 질문은 늘 자주 접하게 되지만 특히나 최근엔 은행ㆍ보험사 등 금융권에 종사하는 지인들의 문의가 늘었다는 게 특징이다. 부동산 경기는 계속 침체 일로에 있는데다가 시중금리마저 실질적으론 '마이너스'다 보니 금융권 종사자들조차 개인적으로 눈길이 주식시장으로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최근 증시주변자금도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으로 고객예탁금은 14조5,000억원으로 9월 초보다 1조8,000억원이나 늘었다. 더욱이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규모도 5조4,000억원 수준으로 연초보다 무려 1조원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과연 주가지수가 1,900 부근까지 올라온 지금 과연 빚을 내서 투자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인가 하는 점이다. 주가지수가 지금보다 강하게 반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들의 실적모멘텀이 뒷받침 돼줘야 하는데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올 2ㆍ4분기나 3ㆍ4분기를 실적의 정점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사실 주가가 고점 수준에 다가가면 일반적으로 차익실현을 하고 조정을 기다려야 하는데 최근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지금까지 주가가 오른 것 자체를 큰 호재로 여기고 후행적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실제로 얼마 전 자문형 랩 계약 1위 자문사인 브레인투자자문은 앞으로 고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해당 회사의 자문형 랩 상품 판매중단을 증권사들에 요청하기도 했다. 증시전문가들조차 몸 사리는 상황에 애꿎은 개인투자자들만 주식매수에 열을 올리는 형국이다. 그것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우량주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루머나 재료를 가진 개별주에 '몰빵'하는 잘못된 투자가 많다. 이런 식의 투자가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것은 이미 우리가 경험하지 않았는가. 수익 낼 곳이 마땅찮아 대규모 자금이 몰리는 형상은 주식시장에는 물론 좋은 일이다. 그러나 빚까지 떠안으며 주식매수에 나서는 개인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투자에 나설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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