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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천적 청각장애 50대 '청성 뇌간이식술'로 일부 청력회복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이원상교수팀 "성인으론 처음…난청치료 도움 기대"

최재영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청력회복을 위한 전기자극장치를 뇌에 이식한 이모씨의 기공명영상(MRI)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다.

국내 의료진이 후천적으로 청력을 잃은 50대의 뇌에 전기자극장치를 이식, 일부 청력을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1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이원상ㆍ최재영(이비인후과), 장진우(신경외과) 교수팀은 청력을 잃은 이모(51)씨에게 소리 신호를 뇌에 직접 전달하는 ‘청성 뇌간이식술’을 실시, 일부 청력을 회복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병원에 따르면 선천성 청각장애를 가진 어린이가 수술로 청력을 회복한 경우는 있었지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수술 성공은 인공와우 등 기존 수술로 청력 회복이 어려운 성인 난청환자 등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성 뇌간이식술은 뇌에서 소리를 담당하는 뇌간 부위에 동전 크기의 수신기와 새끼 손톱보다 작은 금속 자극기, 전력용 금속선으로 구성된 장치를 삽입, 전기 자극을 통해 청력을 회복시키는 수술법이다. 백금으로 만든 실 같은 전극을 달팽이관 안에 삽입하는 인공와우 이식술과 달리 청신경이 완전 손상되거나 아예 없는 경우에도 시술할 수 있다. 이번에 청성 뇌간이식술을 받은 이씨는 16세 때부터 달팽이관이 뼈로 변하는 ‘와우고사 증상’이 생겨 후천적으로 청력을 잃었으며 지난해 9월29일 수술을 받았다. 의료진이 3개월여 뒤 이씨의 귀에 이식한 장치를 작동시키는 스위치를 켜자 이씨는 즉각 외부 자극에 반응했다. 소리 자극의 크고 작음, 높고 낮음을 구분하고 가족들이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기도 했다. 이식장치 작동 직후 이씨는 “매우 기쁘고 신기하다. 지난 36년간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던 소리가 들린다”고 말했다. 최재영 교수는 “이씨는 원래 소리를 알고 있고 말하기도 배운 후천적 청각장애였던 만큼 뇌간이식술을 받은 뒤 청력 회복이 선천적인 환자보다 더 빨리 반응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수술법은 인공와우로 청력 회복이 되지 않는 내이(內耳)기형, 청신경 이상 환자들에게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7월 선천성 청각장애를 가진 어린이 환자 2명에게 국내 첫 청성 뇌간이식술을 실시해 청력을 회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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