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대기업 CEO들 "관료들 이율 배반적 행태 보여"

김중수 韓銀총재와 간담회서 쓴소리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취임 이후 이전 총재들은 하지 않았던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개중 하나가 17일 열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만남. CEO들은 중앙은행 총재라는 조금은 버거운 존재 앞이었음에도 현장에서 경영하면서 느낀 소회를 전했다. CEO들의 발언 중에는 특히 "관료들이 이율 배반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쓴소리도 포함돼 앞으로 이어질 정례 간담회가 단순히 '사진찍기용 행사'로 끝나지 않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김 총재가 이날 오전 주재한 '대기업 CEO와의 간담회' 자리는 지난 9월 중소기업 CEO들과의 간담회 이후 두 번째로 갖는 기업인들과의 만남이었다. 간담회에는 이석채 KT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 이상운 효성 부회장, 김종인 대림산업 사장,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 경청호 현대백화정 부회장이 참석했다. 첫 대화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김 총재가 "실물경제를 담당하는 분들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모셨다"고 말을 꺼내자 이 회장은 "한국은행에 오면 배우러 오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정작 경제문제가 언급되자 분위기는 진지모드로 바뀌었다. 김 총재가 "건설이 고생 많죠"라며 건설투자에 대한 질문을 꺼내자 김 사장은 "힘이 좀 든다"며 어려움을 내비쳤다. 그는 "민간 부문이 부진해 (건설투자가 살아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며 "8ㆍ29 대책 이후 10월에는 신규 거래량이 좀 늘었지만 몇 달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경직된 관료사회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 도시개발계획과 관련해 "지방은 주택의 수요 패턴이 바뀌는데 (도시개발계획 변경을) 허용 안 하는 모양"이라며 "관료들이 자기네 형식에 맞추라고 하는 등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사장은 "최근에는 융통성 있게 검토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도 현지 사정 맞춰서 바꿔준다"며 다른 의견을 내놨다. 경 부회장은 '민간 소비는 어떠냐'는 김 총재의 질문에 "유통업 성장률이 올해 10%가량 된다"며 긍정적으로 답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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