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법조계 "변호사 質만 떨어질 것" 우려 높아

1기 로스쿨생 10명중 9명 변호사 된다<br>법무부서 시험 난이도 완화 요구 소문<br>일부선 "시험성적 공개해 검증 받아야"

내년 2월 치러지는 첫 로스쿨 졸업자 대상 변호사시험은 문제가 쉬워 대부분 응시만 하면 합격할것으로 알려졌다. 한 로스쿨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교수의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서울경제DB


로스쿨 출신 첫 변호사 배출의 관문인 1회 변호사 시험을 50여일 앞두고 변호사 시험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회 변호사 시험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법무부가 문제의 난이도를 낮춰달라는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존 변호사들과 로펌 일각에서는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준에 대한 불안한 시선이 적지 않은 모습이다. ◇"변호사 수준 보장 되겠나?" 법조계 우려 시각=내년 1월 사상 처음 치르는 변호사 시험에서 응시자의 88.3%가 합격하게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기존 법조계에서는 당장 로스쿨 출신 신규 변호사의 수준을 걱정하고 있다. 지난 50년 간 최고 수준의 난이도로 군림해온 사법고시에 비춰볼 때 합격자의 수준에서 적지 않은 차이가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사회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토대로 뛰어난 법률가를 만들겠다는 취지도 좋지만, 십중팔구 합격할 시험이 변호사 자격의 수준을 보장할 수 있겠냐"며 "형사사건이라면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직업이 판ㆍ검사, 변호사라고 볼 때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미래가 불확실한 첫 회 로스쿨입학생에 대한 프리미엄이라 아니겠느냐"면서도 "합격률만으로 평가할 순 없지만, 기존사시는 2차시험도 5대 1인데 로스쿨은 입학 자체가 사시통과 같다"고 꼬집었다. 로스쿨 측 관계자는 "첫 회 시험에서 있을 수 있는 특수한 현상일 뿐"이라며 "3년만 시험이 축적되면 합격률은 50%이하로 떨어지고 자격시험이라는 취지의 시험이 선발시험 형태로 변화해 현실적으로는 75%로 결정된 합격률을 점차 올려야 할 것"이라 설명했다. ◇법무부, 문제 난이도 낮출 기미=시험을 주관하는 법무부는 난이도를 낮춰 과락을 방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최근 법무부는 비공식 채널을 통해 문제 출제위원들에게 되도록 사법시험보다 쉽게 문제를 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시험이 예상보다 어렵게 출제될 경우 대량 과락사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로펌의 한 변호사는 "법무부 측에서 문제를 되도록 쉽게 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락이 합격여부에 기준이 될 수도 있어 출제위원들 사이에서는 이 이슈가 굉장히 민감한 주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쉽게 내달라고 공식 요청한 적은 없다"며 "현재 문제는 출제과정에 있고 12월 중에 취합한 일종의 문제은행을 통해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변협 장진영 대변인은 "변호사 실력을 가늠할 정도의 변별력은 갖춰져야 한다"며 "정원의 75%라는 높은 선발인원으로도 모자라 문제까지 쉬워선 안 된다"고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사법연수원처럼 시험성적도 공개해 공정하게 변호사실력을 검증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제 문제 유형에 관심 집중=일선 로스쿨 현장에서는 출제 문제 유형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로스쿨 교육과정과 다를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실제로 로스쿨교수협의회(상임대표 하태훈 교수)는 지난달 21일 '변호사 시험 개선방안' 세미나에서 "그간 출제된 변호사 모의시험은 기존 사법시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며 "실제 로스쿨 교육과정과 연계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대적으로 짧은 학업기간과 선택적 교육과 실무수습 등에 비춰 기존 사법시험의 형태는 무리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선 로스쿨 현장에서는 변호사 시험이 기존 사법시험과 달리 자격시험 형태로 출제범위를 최소화하고 실무중심의 법학지식에 대한 평가 정도의 수준에 그치는 것이 적절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법무부는 "이번 시험은 로스쿨의 학사과정에 따라 변호사로서의 자질을 보는 것으로 기존 선발시험과는 다르게 출제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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