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근태 정치적 갈림길에

열린우리당 비대위원장 확실시<br>리더십 발휘 위기수습 땐 확실한 대선주자로 도약<br>당운영 전권 부여받아 당내 내홍 등 해결못하면 비대위장이 '독배' 될 수도


이용희(가운데) 위원장 등 열린우리당 비상대책기구 인선위원들이 8일 첫 회의를 열고 임시 지도부 구성에 관해 논의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상순기자

열린우리당 김근태(사진) 전 최고위원이 갈림길에 섰다. 그가 맡게 될 것으로 보이는 비상대책위원장 자리가 기회이면서 위기라는 점에서 그렇다. 그가 이끌 비대위는 7일 인사권ㆍ재정권은 물론 당헌 개정권 등 전례 없는 권한을 부여 받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전권을 행사할 비상기구의 수장으로 오른 셈이다. 2인자 면모를 벗고 확실한 리더십을 보여 줘 대선주자로 도약할 발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퇴주잔’, ‘십자가’로 비유되듯 앞으로의 과제가 ‘산 넘어 산’이라는 데 있다. 비대위 위원 구성부터가 난제다. 비상대책기구 인선위원회(위원장 이용희 의원)는 8일 첫 모임에서 늦어도 이번 주 내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 짓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계파별 안배가 불가피하다”, “선수ㆍ지역ㆍ연령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등 당내 의견이 분분하다. 김 전 최고위원이 인선위원들에게 “재야파 사람들을 비대위에 안배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부담을 갖지 말고 인사에 임해달라”고 부탁한 것도 당내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당의 노선을 둘러싼 ‘개혁vs실용’논란 역시 그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금까지는 그럭저럭 봉합돼 왔지만 이번에는 “끝장 토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방선거 참패 원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정파간 갈등이 깊어지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널 공산도 있다. 정계 개편도 폭발력이 큰 사안이다. ‘범민주세력 대연합’이 지론인 김 전 최고위원은 민주당 및 고 건 전 총리와 연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지만 당내에는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 “기꺼이 독배를 마시겠다”던 김 전 최고위원. 최대 내년 2월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이끌어 갈 그가 든 잔이 말 그대로 ‘독배’가 될지 축하의 샴페인 잔이 될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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