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거래가격 기준으로 배럴당 30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가격 기준으로 배럴당 40달러 이상의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는데는 최근 20여년동안 석유업계의 시설투자가 미비했던 점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FT는 케빈 노리시 바클레이캐피털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이같은 투자 미비 때문에 "석유 생산 과정의 모든 부분에서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 수준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데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몇년동안 고유가는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제프리 커리 국제투자전략담당 이사는 지난 1970년대 북해 유전이 본격 개발되고 산유국들이 석유 생산시설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덕에 그때부터 20여년동안 소비자들은 비교적 싼 값으로 석유를 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 수준의 석유 수요 증가를 충족시키려면 앞으로 10년동안 석유산업에 2조4천억달러가 투자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자원의 고갈이나 새로운 유전 발굴의 어려움 등은 석유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비용을 증가시키는 또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시장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9년부터 2003년 사이에 석유 개발에 드는 평균 비용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셸사(社)를 비롯한 주요 석유회사들이 장래에 예상되는 개발 비용을 석유 판매가격에 반영할 태세여서 자동차 운전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전망이라고 이신문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