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탑(대표 박봉식)이 중성펜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건 지난 97년. 정확히 말해 朴사장이「비탑(BETOP)」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차린 게 그때쯤이다. 본래 문구제조 중견기업인 마이크로 무역부에서 근무하던 朴사장은 갑작스런 회사의 부도로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집에 있는 컴퓨터 하나로 소호(SOHO)를 차리고 문구류 재고품을 팔면서 시간을 보내던 중 운좋게도 마이크로의 부도 때문에 재고가 쌓인 대리점들의 물량을 대신 처리할 기회가 생기면서 제법 큰돈을 만지게 됐다. 이후 구로공구상가에 5평짜리 사무실을 차리고 중성펜 사업에 뛰어든 朴사장은 기존의 인맥과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 짧은 시간동안 사업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지난해 매출은 내수 17억원과 수출 75만달러로 창업 3년만에 이룬 성과치곤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 게다가 올들어선 경사가 두 가지나 겹쳤다. 기능과 디자인이 우수한 노킹(KNOCKING)형 중성펜을 개발, 단기간에 해외시장서 성공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점을 인정받아 지난 16일 중기청으로부터 디자인벤처기업으로 선정됐다. 또 최근 독일의 유명 문구회사인 스테들러社와 에딩社에서 전세계 판권계약을 체결하자는 제의까지 받았다. 이번 계약만 성사되면 연간 총 3,000만개를 생산, OEM납품으로 105억원 가량의 매출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비탑이 개발한 노킹형 중성펜은 기존 뚜껑형 제품의 단점을 보완한 것으로 잉크유출 방지를 위한 이중볼(BALL) 장착, 펜끝보호를 위한 팁 장착 등 구석구석 세심한 부분에서 기존 제품과 차별화되고 있다.
朴사장은 『지난 1월 독일국제문구전 참가때 일본산 제품은 개당 0.4센트였던 것에 비해 비탑의 제품은 0.32센트로 가격경쟁력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일반 종이박스 포장방식을 탈피, 디스플레이 효과가 뛰어난 전시용 패키지를 제작해 선진국 바이어들의 고급스런 취향에 어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무조건 가격이 싼 제품을 찾는 동남아쪽 바이어보다 품질을 우선하는 유럽 미국 등의 빅바이어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손수 제작한 「경쟁사 제품과의 품질 및 가격비교 리스트」를 제시하는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비탑은 최근 미국 모 팬시회사로부터 중성펜 400만개 규모의 오더를 수주, 작년 한해동안 일구었던 매출을 상반기내로 껑충 뛰어넘을 태세다. 『내수시장은 공급과잉으로 반품이 다반사입니다. 손해보는 장사를 하기보다는 수출에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朴사장은 얼마전 해외바이어들이 일반 카다로그 대신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을 요청해와 영문 홈페이지를 구축중이라고 전했다. 홈페이지는 3월중 오픈할 예정이다. (02)3142-3431/3
류해미기자HM21@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