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시민단체 "무료통화허용" 이통사 "공짜이용안돼"

mVoIP 서비스 제한 논란 가열<br>"가입자들의 선택권 침해" 경실련, SKT·KT 공정위 고발

"우리가 몇 조씩 들여서 깔아놓은 통신망을 대가도 없이 이용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요금을 납부한 가입자들이 음악을 듣든, 무료통화 애플리케이션을 쓰든 이동통신사가 제한할 권리는 없습니다." 스카이프ㆍ마이피플ㆍ수다폰 등 소위 '무료통화 앱'을 둘러싼 이동통신 업계와 시민단체ㆍ이용자 등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3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진보네트워크센터는 SK텔레콤과 KT를 공정거래위원회ㆍ방송통신위원회에 고발했다. 무료통화 앱(모바일인터넷전화ㆍmVoIP) 서비스를 제한해 이용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마이피플ㆍ스카이프ㆍ바이버ㆍ수다폰 등으로 대표되는 mVoIP은 음성이 아니라 데이터통신으로 저렴하게 전화통화를 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서비스다. 지난해부터 국내에 스마트폰 열풍이 불면서 이들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늘었지만 이동통신사들은 자사 가입자들의 mVoIP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논란의 쟁점은 통신망을 이용하는 대가다. SK텔레콤과 KT는 "무료통화 앱이 자사의 통신망을 이용하면서 대가를 치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윤철한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국장과 "무료통화 앱 개발사 등은 "통신망 이용 대가는 이미 가입자들이 지불하고 있다"며 "약관에도 없는 mVoIP 이용 제한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SK텔레콤과 KT는 무제한 데이터요금제 가입자들에게만 일부 mVoIP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 해외 사업자들의 경우도 고액요금제에 가입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mVoIP 이용을 허용하는 게 대부분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mVoIP은 엄연한 프리라이딩(Free riding)인 데다 해외처럼 요금을 올리는 것도 소비자의 반발 때문에 쉽지 않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할 방침을 밝혔다. 이는 구글ㆍ네이버 같은 포털이나 게임업체 등도 포함한 '망중립성' 이슈와도 직결된다. 인터넷ㆍ게임업체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자사의 통신망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데 대해 이통사들은 "적절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세계 각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보기술(IT) 업계의 주요 이슈로, 우리나라 역시 지난 4월부터 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망중립성 포럼을 꾸려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하지만 이통사 내에서도 통신망 담당과 신사업ㆍ콘텐츠 담당 임원의 의견이 엇갈릴 만큼 결론을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실련의 자문 역할을 맡은 김보라미 변호사는 "이통사들이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mVoIP을 제한할 경우 새로운 시장의 형성까지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다폰 앱 개발사인 에스비인터랙티브의 김영락 부장은 "이번 고발로 통신사들이 입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할 부분이긴 하지만 어쨌든 경실련의 문제제기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편 경실련은 'DPI(Deep Packet Inspection)' 기술 사용 제한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DPI는 이동통신사들이 이용자들의 mVoIP 사용여부를 모니터링 하는데 사용하는 기술로, 통화 내용까지 파악하는 데 쓰일 수도 있다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DPI는 데이터통화의 패턴으로 mVoIP 여부만 골라낼 수 있는 기술"이라며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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