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ㆍ4분기 중 중소기업의 신용위험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 은행들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더 늘릴 것으로 보여 쏠림 현상이 우려된다. 반면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가계의 채무부담 능력 저하 등을 우려해 계속 고삐를 죄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이 국내 16개 은행의 여신업무 총괄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면담 조사해 9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3ㆍ4분기 중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13으로 전분기 6에 비해 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05년 1ㆍ4분기 18 이후 2년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용위험 전망지수가 플러스이면 신용위험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많다는 것을, 마이너스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은 올해 2ㆍ4분기까지 실물경제 지표 호전에 따라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이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예상했다”며 “3ㆍ4분기에는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따른 기업 수익성 악화 부담 등을 고려해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도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담보 가치 저하 우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 등으로 전분기와 같은 19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위험지수는 올해 1ㆍ4분기 9에서 2ㆍ4분기 19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가계 등을 모두 합친 종합 신용위험지수는 17로 2004년 3ㆍ4분기의 25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은행들은 중소기업 및 가계 모두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출태도는 기업은 ‘완화’, 가계는 ‘신중’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소기업 대출 태도지수는 2ㆍ4분기 13에서 3ㆍ4분기 16으로 3포인트 상승했고 대기업 대출태도는 0에서 6으로 6포인트 올랐다. 반면 가계 주택대출 태도지수는 2ㆍ4분기와 같은 -25를 기록해 대출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은 중소기업 신용위험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신용등급 및 업종 등에 따라 대출한도 또는 금리를 차등화해 대출의 건전성을 유지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