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출 전문 금융기관인 미국의 CIT그룹이 파산보호 신청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CIT그룹은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최근 채권 보증을 중단함에 따라 파산 보호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CIT그룹은 이미 파산 전문 로펌을 고용, 파산 보호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08년 설립된 CIT그룹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자산이 600억달러가 넘을 정도며,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업체 수만도 전세계 95만개사에 달해 명실공히 중소기업 대출과 소매 금융 분야 선두업체로 꼽힌다. 이 때문에 CIT그룹이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갈 경우 유통, 의류, 소매 등 중소 업체들에게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CIT그룹의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CIT그룹이 다음달 중순까지 10억달러 규모의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데 현재 CIT그룹은 이 부채를 갚을 만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파산 조언을 구한다는 사실만으로 CIT그룹의 파산 보호 신청을 단정할 순 없지만 심각한 상황인 것만은 틀림없다"며 "파산 검토가 정부 압박용 카드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CIT그룹의 부채 규모도 100억 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1ㆍ4분기까지 8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CIT그룹은 지난해 12월 미 정부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으로부터 23억 달러를 지원 받기도 했다. 하지만 FDIC가 지난 9일 CIT그룹에 대한 회사채 보증이 공적 자금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판단으로 CIT그룹의 한시적 유동성보장프로그램(TLGP) 지원을 중단키로 결정하면서 사면초가의 위기로 몰리게 됐다. 한편 미국 정부는 중소 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 위해 7,000억달러 규모의 TARP에서 중소기업 배정금액을 확충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