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직혁신 성적표가 시원찮아""홍보요원돼야" 언론에 반론제기 요청
노무현 대통령이 3일 장ㆍ차관급 공직자 110여명과 함께 한 제3차 국정토론회에서 강조한 것은 여전히 정부혁신과 변화였다. 노 대통령은 특히 지난해 별 성과가 없었음을 지적하며 “변화의 속도를 두 배로 올리자”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지난 한해 공직사회 혁신을 강조해 왔음에도 획기적인 진보의 실적을 내놓지 못했고 성적표가 시원찮다”고 말했다. 또 로드맵만 무수하게 만들어놓은 현재의 상황을 지적하며 “지도만 있고 여행은 없었다. 실제 업무과정과 제도문화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때문에 노 대통령은 “올해는 변화 자체가 아니라 변화의 속도에 대해 한번 관심을 가져보자”며 다시 한번 공직사회 혁신을 강조했다. 특히 `변화의 기술`이란 책을 언급하며 “지금 어떤 위기에 있는지를 정확히 보여주며 위기감을 조성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변화의 선도그룹을 만들어야 한다”는 변화의 방법론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공직사회는 포위된 조직”이라고 `좋지않은 언론환경`을 다시 거론하며 “(언론이) 비춰주지 않으면 스스로 발광(發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열심히 일하고도 비판만 받아서 노엽고 힘 빠진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닐 것”, “일을 잘하고도 얼마나 신용을 잃었느냐”고 지적한 뒤, “전 공무원이 홍보요원화 해야 된다”며 언론에 적극 반론을 제기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지난 1년간의 공직사회 혁신이 그다지 성과가 없었다는 노 대통령의 지적은 이날 청와대가 발표한 공무원 설문조사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실ㆍ국장급부터 일반직 공무원 2,707명에 대한 조사결과 공무원들은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했으나, 변화 수용의지는 낮았고 이는 직급이 낮을수록 심했다.
조사에서 `공무원이 변화하지 않으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은 3.94(전체척도 5로, 3은 보통수준)로 국제수준(3.8)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변화를 수용하겠다`는 답변은 평균 3.05에 그쳐 매우 낮았고, 일반직원에서는 2.90대를 밑돌았다.
`현재 하고 있는 변화 활동이 과거에 했던 것과 다를 것`이라는 기대도 평균 3.20에 불과했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 변화에 가장 소극적인 계층은 일반직원(45.4%)과 실ㆍ국장급(28.3%)이었다.
또 `변화 활동에 적극 참여하면 승진이 빨리 되는가`는 문항은 답변이 보통 이하인 2.23으로 나타나 아직도 복지부동 관행이 깊게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
<주희기자 orwel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