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철(우리들병원 대구병원장, 신경외과전문의) wooridul.co.kr |
|
경기장에서 뛰고 있는 운동선수들을 보면 모두들 건강해 보인다. 그러나 운동선수들처럼 어린 시절부터 과도한 운동을 해온 경우 오히려 척추전방전위증이나 척추분리증과 같은 척추질환 유발 가능성이 커진다.
젊은 시절에는 척추를 지탱해 주는 허리 근육과 인대가 튼튼해 질환이 있어도 모르고 지내다가 무리를 해 악화되거나 나이가 들어 근육 관절이 퇴행하면 증상이 심화돼 고생하게 되는 것이다.
흔히 허리 질환하면 디스크를 떠올리기 쉽지만 척추전방전위증은 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다음으로 흔한 질환으로 허리 수술 환자의 15%를 차지한다. 척추뼈가 어긋나 조금씩 앞으로 미끄러지는 이 병은 척추 연결 고리가 끊어지거나 약해져 척추뼈가 불안정하게 덜컹거리는 척추분리증에 의해 발생하거나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퇴행성 변화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척추관절의 연결각도가 비스듬한 사람일수록 잘 미끄러진다. 요추 4번, 5번 사이에서 많이 발생하고 여성의 경우 폐경후 호르몬 변화로 인한 관절변성, 느슨한 인대, 적은 근육 등으로 발병률이 남성보다 5배나 높다.
한 번은 여성 무용가 환자가 병원을 찾은 적이 있다. 앉아 있으면 오래 있어도 괜찮으나 일어서기만 하면 요통과 다리저림을 호소했다. 춤을 춰야 하는데 서서 움직일 때마다 아픈 다리와 앞으로 구부정해지는 허리로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었다.
이처럼 척추전방전위증은 앞으로 미끄러진 뼈가 신경을 압박해 앉으면 괜찮지만 서거나 걸으면 요통과 좌골 신경통 증세가 나타난다. 심해지면 다리가 저리고 마비 현상을 보인다. 마비가 오거나 몇 십미터조차도 걷기 힘들 때, 초기 약물, 물리치료와 경막외차단술(통증주사치료) 등의 치료로도 호전이 없을 경우 척추뼈를 금속 나사로 잡아매주는 척추고정술(골융합술)을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허리근육을 크게 절개하지 않고 척추뼈 절제나 수혈이 필요 없는 최소침습 뼈융합술도 개발돼 대수술을 견디기 어려웠던 노약자나 당뇨환자들도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