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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업계의 초고화질(UHD) 방송 상용화 선포로 업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케이블TV 업계가 한발 앞서 나가자 인터넷TV(IPTV)와 위성방송 등 경쟁 플랫폼 업체들도 상용화 일정을 앞당기려 박차를 가하고 있다.
케이블TV방송협회는 10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4 디지털케이블TV쇼'에서 세계 최초로 UHD 전용 채널 '유맥스(UMAX)'를 개국하며 케이블 UHD 상용화를 본격 선포했다. 케이블TV 업계는 우선 별도의 셋톱박스가 필요 없는 TV 내장형 소프트웨어 방식의 UHD 방송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후 하반기에 UHD 셋톱박스가 출시되면 가전 업체로부터 공동구매 물량 10만대를 우선 공급받아 서비스를 보급할 예정이다.
이번 상용화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소프트웨어 셋톱박스 내장형 UHD TV를 보유한 시청자들은 전국 케이블TV 공통으로 채널 1번(씨앤앰은 33번)에서 볼 수 있다. 해당 권역 케이블TV 방송에 가입하면 시청 가능하며, 유맥스 채널은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다수의 UHD 콘텐츠를 하루 20시간씩 방송한다.
IPTV와 위성방송 등 경쟁 플랫폼들도 케이블TV 업계에 시장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는 오는 11월 일반 가정용 UHD 셋톱박스 출시를 목표로 다음 달 UHD 전용채널을 개국한다. IPTV 업계에서는 SK브로드밴드가 이달 중 셋톱박스가 필요 없는 UHD 방송 상용화 서비스를 선보인다. B tv의 셋톱박스가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삼성전자의 UHD TV에 탑재되는 형식으로, 우선 UHD용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실시간 채널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KBS는 지난 5일 지상파를 통한 UHD TV 실시간 생중계 실험방송에 성공했다. MBC와 SBS도 다음 달부터 실험방송을 개시한다. 업계에서는 방송 콘텐츠 생산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지상파가 UHD 방송 송출을 위한 700MHz 주파수를 차지하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업계가 UHD 상용화에 서두르고 있지만, 대중화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걸림돌이 UHD 콘텐츠 부족이다.
현재 국내시장에서 UHD 콘텐츠 제작 능력을 보유한 외주제작사는 가전사의 전시영상을 제작했던 3~4개 프로덕션이 전부다. TV 제조사들이 기존 HD나 풀HD 콘텐츠를 UHD급 화질로 시청할 수 있는 '업스케일링' 기술을 내세운 것도 UHD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맥스 채널을 운영하는 홈초이스에 따르면 올해 케이블TV를 통해 송출되는 UHD 콘텐츠는 총 200시간 분량에 불과하다. 장르도 다큐멘터리와 영화가 대다수를 차지하며 외주제작사에 맡기거나 직접 투자해 제작하는 콘텐츠는 20% 남짓이다. 이 같은 우려에 케이블TV 업계는 오는 2017년까지 UHD 방송 인프라에 약 6,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중 UHD 콘텐츠 제작에는 400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고가의 UHD TV도 상용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방송 상용화를 위해선 TV 보급이 우선 돼야 하는데 부담스러운 가격이 소비자들의 수요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일반적으로 기존 풀HD 화질과 차이를 느끼려면 최소 55인치 정도의 TV가 필요하다. 현재 LG전자의 55형은 390만원, 삼성전자의 55형은 490만원이다.
양휘부 케이블TV협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UHD가 차세대 방송서비스로 부상하면서 한국, 일본, 미국, 유럽 중심으로 UHD 방송기술 확보와 시장 주도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며 "업계가 서두르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UHD 방송 생태계의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담대한 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