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KT '비씨카드 인수협상' 장기화 하나

최대주주 우리銀과 가격 절충 난항…<br>2·3대 주주 지분인수도 쉽지 않을듯


KT의 비씨카드 인수작업이 가시밭길이다. 비씨카드의 최대주주인 우리은행과의 매각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우리은행은 비씨카드 지분 매각시 최소 14만원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당 14만원은 지난해 8월 보고펀드가 하나은행 등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했을 때의 가격이다. 이에 반해 KT는 비씨카드의 비자카드 지분이 제외돼 있는데다 은행계 카드사의 분사 등으로 비씨카드의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주당 10만원 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KT 임직원들의 복지카드를 우리은행 카드로 교체해 매각차익을 보전하는 간접적인 방식을 제시해 가격 절충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전략적 제휴와 가격협상은 별개라고 못을 박아 더 이상의 협상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비씨카드의 2∙3대 주주인 보고펀드와 신한카드도 우리은행의 협상결과에 따라 협상테이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매각협상의 장기화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7일 "KT와 마지막 가격협상만 남았다"며 "주당 14만원 이상 받아야 한다는 기본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매각가격이 보고펀드의 인수가격보다 낮을 경우 헐값매각이라는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비자카드 지분이 제외됐다고 해도 비씨카드는 주당 14만원 이상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이 가격을 낮출 경우 비난 여론을 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보고펀드의 주당 인수가격과 비교할 때 매각가격이 낮을 경우 경영진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KT도 우리은행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신한카드 등 다른 비씨카드 주주들과의 매각협상에서 이 가격이 기준이 될 수 있어서다. KT는 우리은행과 협상이 결렬될 경우 2대 주주인 보고펀드가 가진 지분(24.57%)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한카드∙부산은행∙한국씨티은행 등의 지분까지 인수하면 KT는 비씨카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보고펀드도 주당 14만원 이상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보고펀드의 한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보유한 지분율인데다 비씨카드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비춰본다면 주당 14만원은 비싼 가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신한카드∙부산은행 등 여타 금융회사들도 보고펀드와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우리은행은 오는 9일 이사회를, KT는 10일에 이사회를 열기로 해 비씨카드 매매협상에 대한 의견 접근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