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하나·외환은행 '따로 또같이' 행보

외환·기업고객 공동마케팅 영토 넓힌다


지난 11월1일.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충청 지역 기업 고객을 상대로 공동 초청간담회를 개최했다. 두 행장이 고객을 상대하기 위해 같은 자리에 함께하기는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인수된 후 처음이다. 외환ㆍ하나은행은 두 은행을 복수 거래하는 기업 고객은 물론 각자 거래하는 기업 고객을 상대로 4~5차례가량 초청행사를 함께 진행했다. 윤 행장은 "5년 뒤에는 통합돼야 하는 만큼 화학적 결합을 위해서도 작은 것부터 함께 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참여 기업의 호응도 매우 좋았다"고 말했다.

전산망과 신용카드 부문의 조기 통합을 둘러싼 갈등이 봉합된 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따로 또 같이' 마케팅이 활발하다.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한 공동 초청간담회에서부터 외화 조달 창구 단일화 등 외환 부문 공동 마케팅, 카드 교차 판매 등 분야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첫 단추는 신용카드 공동 판매=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공동 마케팅의 첫 단추는 신용카드 부문이었다. 6월 외환은행과 하나SK카드는 가맹점망 공동 이용을 시작했고 8월에는 외환은행이 하나SK카드의 히트 상품인 '클럽SK카드'를 출시했다. 이후 하나SK카드도 외환은행의 역작인 '2X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외환은행과 하나SK카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공동 이벤트도 진행했다. '판타스틱 오토캠핑으로 떠나는 가을여행'이 그것인데 외환카드나 하나SK카드 둘 중의 하나를 5만원 이상 결제하면 추첨을 통해 총 800명의 고객에게 1박 2일 무료 오토캠핑 혜택 등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공동 이벤트는 하나금융의 '카드 부문 시너지 강화 3단계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카드 부문의 경우 두 은행의 협력을 통해 가장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이라며 "교차 판매와 공동 이벤트 등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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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조달ㆍ기업 고객 공동 마케팅 등 영역도 날로 확대=하나ㆍ외환은행의 공동 마케팅의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한 지붕 아래 있는 만큼 시너지를 최대한 높이자는 전략적 선택이다. 하나금융은 5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내년 2월 말까지 '해피 윈터 환전페스티벌'을 공동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환전 수수료 할인은 물론 추첨을 통해 다양한 상품 등을 지급할 예정이다.

앞서 외화 조달 창구도 외환은행으로 단일화했다. 이에 따라 조달 수수료를 낮출 수 있게 됐고 희귀 통화에 대한 보관료와 보험료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외화 조달 비용이 줄어들자 하나은행은 환전 통화 종류를 30개에서 42개로 확대했고 환전 수수료도 낮췄다. 두 회사의 협업으로 하나은행의 외환 부문 경쟁력이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된 셈이다. 두 은행은 하나은행이 위폐로 의심되는 외화를 고해상도의 이미지 파일로 전송하면 외환은행 위폐 전문가가 감식해주는 공동 위폐감식도 진행하고 있다.

기업 고객에 대한 두 은행의 공동 마케팅도 눈에 띄는 부분. 11월부터 시작된 행사로 최근에는 두 은행장이 함께 참석하기보다는 하나은행의 김 행장이 주도하는 행사일 경우에는 외환은행 본부장 및 지점장이 그 자리를 동석한다. 반대로 윤 행장이 주도하는 행사는 하나은행의 본부장 및 지점장이 참석하는 방식이다. 이미 4~5차례가량 기업 공동 마케팅이 진행됐는데 내부 평가도 좋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장끼리만 아닌 은행장과 상대 은행의 본부장ㆍ지점장 등과의 스킨십이 넓어지면서 상호 이해하는 폭도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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