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실채권 규모가 33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은 2.32%에 달해 6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주력했던 저축은행 역시 부실여신 규모가 3조4,000억원을 넘어서 금융권 전반의 ‘부실 리스크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관련기사 5면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은행 창구지도를 통해 “연말까지 부실채권 규모를 가이드라인 선까지 축소하라”고 강하게 압박하기 시작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와 부동산 PF 대출부실로 악성채권이 증가하고 있어 연말까지 맞춰야 할 부실채권 목표비율을 각 은행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은행의 부실채권은 9월말 현재 30조3,000억원으로 연초보다 47.2%, 전분기보다 15.5%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부실채권도 3조4,000억원에 달해 증가속도가 가파르다. 부실채권이 늘면서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도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2.32%로 전분기(1.94%)와 보다 0.38%포인트 올라, 6년 반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 연체율도 상승일로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3·4분기 연체율은 각각 1.21%와 1.31%로 전 분기와 비교해 0.26%포인트, 0.58%포인트씩 높아지는 등 은행권 전체적으로 대출 연체가 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부실채권 정리를 적극적으로 하고 부실 가능성이 높은 채권을 집중 관리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여파로 부실채권 비율이 올라갔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좀 더 심각하다. 자산관리공사가 지난 6월 3조원에 달하는 부동산 PF 부실대출을 매입해주면서 저축은행의 숨통이 트이는 듯 했으나 불과 3개월만에 다시 대출부실이 심해지는 양상이다. 현재 10대 저축은행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6조 9,107억원. 이 가운데 절반 수준인 3조4,000억원 가량이 부실로 분류됐다. 금융당국은 PF부실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PF사업장별 워크아웃 플랜을 위한 ‘부동산PF 부실채권정리 TF’를 가동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찾지 못해 사실상 기능정지 상태다. 한편 은행들의 3분기 부실채권 정리실적은 4조9,000억원에 그쳐 지난 2분기의 6조2,000억원에 비해 1조3,000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