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5월 14일] 빨리빨리만 강조하는 인천공항

세계 최고의 축구팀 가운데 하나인 박지성의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4연패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정상에 오르기도 어렵지만 이를 지키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말이 짐작이 된다.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5년 연속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세계 1,700여개 공항과 경쟁해 5연패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인천공항의 서비스가 세계 최고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인천공항만 1등을 하는데 상의 권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공항들을 제치고 5년 연속 최고 공항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상의 신뢰성에 의심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내ㆍ외국인의 말을 종합하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어도 인천공항만큼 편하고 시설이 잘 갖춰진 공항이 없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출입국 수속에 걸리는 시간은 출국시 15분40초, 입국시 12분43초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출국 60분 이내, 입국 40분 이내)보다 훨씬 빠르다.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세계 어디와 비교해도 따라올 상대가 없을 정도다. '빨리빨리'를 외치며 성질 급하기로는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한국인의 특성(?)이 가져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열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비롯해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2 인천아시안게임' '2012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 등 국제적 위상에 맞는 세계적인 행사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법무부와 협조해 출입국 심사를 없애는 수준까지 나가기로 하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한다. 국토해양부는 테러 등을 우려해 하반기에 인천공항을 비롯한 국제공항에 전신 투시 검색기를 들여오며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보안을 강화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나친 속도전은 금물이다. 너무 '빠르게'만을 강조하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의 주요 공항들이 ASQ에서 최근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이유도 갈수록 보안검색이 강화된 탓이다. 자국민의 안전이 우선이지 상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태도다. 인천공항 역시 수속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적 위상에 걸맞게 안전에 더욱 힘 써야 한다.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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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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