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글로벌 경영감각·창의성 무기… 경영 전면에 속속 나서

[한국의 新人脈] <2부>파워그룹, 파워인맥 2. 재계 2·3세 경영인<br>이재용·정의선·신동빈·정용진 등 현장경영·소통 중시 해외 유학파<br>인수합병·신사업진출 적극 추진 과감한 도전으로 역량입증 '의욕'


대한민국 산업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주자인 재계 2ㆍ3세 경영인들이 글로벌 경영감각과 창의성을 무기로 속속 경영 전면으로 나서고 있다.

척박한 환경에서 불굴의 의지로 기업을 일으킨 창업주 세대와 달리 2ㆍ3세 경영인들은 이미 반석 위에 올라선 기업의 '제2도약'을 위해 인수합병(M&A), 신사업 진출 등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과감하고 창의적인 도전을 통해 사업 역량을 입증하고 싶은 강한 의욕 역시 이들을 관통하는 코드다.


대부분이 해외 굴지의 명문대 유학파인 이들은 또 탄탄한 글로벌 인맥을 토대로 해외시장을 구석구석 누비며 현장경영과 소통을 중시한다. 국제감각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2ㆍ3세 경영인들은 이미 재계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과거 국내 기업사를 되돌아 볼 때 후계자의 무리한 기업 운영으로 잘 나가던 기업이 한 순간에 위기의 나락으로 떨어진 경우도 적지 않아 이들의 행보는 재계는 물론 한국사회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김태현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계 2ㆍ3세들은 어릴 때부터 해외에서 교육받으며 글로벌 감각을 키웠고 새로운 경영 사조나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는 센스가 뛰어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다만 선대 회장들과 달리 과감한 투자 등 리스크를 감수하는 도전의식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고민이 적다는 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분석했다.

◇경영 전면에 부상한 2ㆍ3세들= 2ㆍ3세 경영인 중 최근 활발한 대외활동을 통해 보폭을 넓히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말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삼성그룹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 부사장은 특히 최근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등 글로벌 IT업계의 실력자들과 잇따라 교류를 가지며 세계 무대에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도 현대차의 글로벌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 사장으로 있으면서 '디자인 경영'을 통해 기아차의 내수판매와 수출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경영의 귀재'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주요 권역별 해외법인장 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하는 등 현장경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적극적인 M&A로 롯데그룹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신동빈 롯데 부회장의 행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신 부회장은 공격경영을 통해 보수적인 롯데의 기업문화를 확 바꿔 재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롯데그룹 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이 상반기 국내 기업 M&A 중 최대 인수금액인 1조5,000억원에 말레이시아 석유화학기업 타이탄을 인수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지난해 말 신세계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유통업계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 부회장이 올 들어 주도한 이마트발 가격파괴 정책은 유통업계 전반에 확산되며 대형마트 간 치열한 할인 전쟁을 이끌어는 기폭제가 됐다. 그는 또 온라인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전략 아래 대대적인 공격경영을 추진 중이다.

조현식 한국타이어 사장 역시 지난 6월 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반을 책임지게 됐다. 조 사장은 한국타이어가 지난해 국내 타이어 시장점유율 50%를 돌파하며 1위 기업으로서 위치를 확고히 하는 공을 인정받아 최고 경영자의 지위에 올랐다.

두산가 4세의 대표주자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은 지난해 회장으로 승진했다. 두산그룹 오너 4세 중 회장에 오른 것은 박 회장이 처음이다. 이를 계기로 두산 4세들의 경영 참여는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효성그룹도 3세 경영인인 조현준 사장과 조현문 부사장, 조현상 전무가 각자의 사업 분야에서 경영 성과를 올리고 있다.

◇경영수업 받으며 보폭 넓히는 3ㆍ4세 그룹= 아직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회사 내부에서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으며 후일을 준비하고 있는 3ㆍ4세 경영인들도 많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로 LG가 4세인 구광모 LG전자 과장은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에서 재경업무를 보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뉴저지 법인은 북미시장에서 휴대폰을 제외한 LG전자의 모든 제품을 총괄하는 곳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씨도 올해 그룹 회장실 차장으로 입사, 그룹 전반에 관한 업무를 파악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김 차장은 김 회장과 함께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가하며 글로벌 무대에 얼굴을 알리고 했다.

GS그룹의 4세들도 회사에서 실무를 익혀가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부장은 올해 초 부장으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싱가포르현지법인장은 지난해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이와 함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무와 장남인 조원태 전무는 각각 대한항공 기내식 사업본부장과 여객사업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는 박삼구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가 활동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재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