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리비아의 변화와 '악의 축'

#상황1. 지난 69년 9월 카다피는 혁명을 통해 리비아를 장악했다. 미국과 리비아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다. 미국은 72년 리비아 주재 대사를 소환한 데 이어 80년에는 대사관마저 폐쇄했다. 카다피는 아랍테러 단체를 지원하고 팬암기 폭파 사고를 주도했다. ‘중동의 미친 개’로 불리며 국제사회의 공적1호로 꼽혔다. #상황2. 2003년 커트 웰든 당시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은 리비아를 방문했다. 그는 카다피에게 “미국 의회는 평화를 원하고 핵무기를 포기해도 현 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밝혔다. 2003년 12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자 리비아는 핵무기ㆍ화생방 무기의 전면 폐기를 선언하고 테러지원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모든 군사시설에 대한 사찰과 감시를 받아들이면서 국제사회로 돌아왔다. 항공기 테러에 대한 잘못도 인정하고 배상도 약속했다. 국제사회는 리비아의 변화를 환영했다. 핵무기를 포기했지만 체제와 지도자는 모두 살았다. 많은 국가들이 리비아와 국교를 맺고 경쟁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7월 카다피에게 리비아와의 관계 증진을 바란다는 친서를 보낸 후 리비아 대사를 임명했다. 35년 만의 일이었다. #상황3. 7월28일 커트 웰든 전 의원이 한국을 방문했다. 웰든 전 의원은 “북한정부로부터 북한에 투자할 미국ㆍ한국 기업을 찾아 달라는 요청을 받고 투자자를 모집하러 왔다”며 “8월 한달 동안 투자자를 모집해 10~11월께 방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웰든 전 의원은 “카다피와 얼굴을 맞대고 인간적인 대화를 통해 서로 평화를 원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두 번의 북한 방문 동안 북한 역시 평화를 원하고 있고 인간적인 정이 흐른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리비아 변화의 촉매제가 됐던 월든 전 의원이 이번에는 북한의 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악의 축’으로 지목된 북한이 리비아와 같은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우리 정부와 국민 모두의 지혜와 관심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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