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 측은 21일 오전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도시인 구타 지역을 화학무기로 공격해 1,300여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반정부 단체인 시리아국민연합(SNC)은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1,300명 이상이 사망했다"며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게 한 사건"이라고 성토했다.
SNC의 조지 사브라 대변인은 사망자 통계가 현지 활동가들의 보고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다른 반군 단체인 시리아혁명총위원회(SRGC)는 이날 새벽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최소 650명의 사망자와 3,600명이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의약품과 의료시설 부족으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시리아의 언론 통제로 현재 정확한 인명피해 현황은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당초 수십명으로 알려졌던 사망자 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공격은 유엔 화학무기 조사팀이 시리아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와중에 벌어져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9일 시리아에 입국한 유엔 화학무기조사단의 아케 셀스트롬 단장은 이날 스웨덴 방송 SV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조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회원국들이 유엔을 통해 공식적으로 조사를 요청하면 시리아 정부가 이를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군 단체들에 따르면 이날 정부군은 독가스 등 화학무기를 실은 로켓으로 구타 지역을 공격했다. 공격을 받은 곳은 대부분 민간인 주거 지역으로 어린이와 여성 등 민간인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SRGC는 흰색 천에 싸인 사망자과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는 어린이들의 사진 및 영상을 공개했다.
시리아 정부는 반군의 주장이 "유엔 조사단의 활동을 방해하려는 의도"라며 화학무기 사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는 내전 과정에서의 화학무기 공격 혐의를 부인해왔으며 오히려 반군이 칸 알아살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유엔에 조사단 파견을 요청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프랑스와 영국, 터키, 아랍연맹 등은 유엔 조사단의 즉각적인 조사착수를 촉구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 유엔 조사단이 화학무기 공격 의혹을 조사하고 실태를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시리아 반군을 지지하는 터키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반군) 주장이 사실이라면 용납할 수 없는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