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의 기본은 낮은 가격이다.'
이마트의 가격정책 변화 발표를 앞두고 유통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마트의 가격정책 변화에 따라 후발 할인점 업체들은 매출과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4일 업계와 신세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이미 가격혁신을 위한 로드맵 구성에 들어갔으며 오는 16일 할인점인 이마트의 새로운 가격정책을 밝힐 예정이다.
이마트의 가격정책 변화는 지난 2일 정재은 신세계 명예회장의 특강에서 윤곽을 드러냈다. 정 명예회장은 이 날 정용진, 구학서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국내 물가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인 만큼 일시적으로 인하하는 수준이 아니라 상품가격의 혁명이 필요하다"며 "(가격혁명을)유통업의 선도기업인 신세계가 먼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명예회장의 이 같은 말은 상시 최저가격 유지를 통해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물론 품질에서도 경쟁업체에 한발 앞서 양적인 측면은 물론 직적인 측면에서도 차별화 된 성장전략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유통업체의 기본은 가격이고 가격혁명은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라며 "이마트는 규모의 경제, 유통단계 개선 등을 통해 EDLP(Every Day Low Price) 정책의 완성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마트는 상시 최저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토대가 형성됐다고 판단, 지난 7월 10년만에 '최저가격보상제'를 폐지했고 반값 세일로 불렸던 1+1 행사 등 일회성 추가 할인 행사도 대폭 줄이고 있다.
신세계는 추가 가격 인하를 통한 가격혁명을 위해 우선 산지직송 체제를 강화하는 등 철저한 원가분석으로 유통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또 FTA(자유무역협정) 시대에 맞춰 중국이나 칠레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글로벌 소싱 체제를 갖춰 원가를 낮춘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가격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앞으로 개설될 이마트 점포는 기존의 틀을 벗어날 것"이라며 "매장 인테리어, 지나친 판촉 등 일회성 비용을 최대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의 가격정책 변화가 할인점 업체들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의 새로운 가격정책의 핵심은 최저가격 유지가 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경쟁 할인점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