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민윤식 리크루트 사장(월요초대석)

◎“올 대졸취업 좁은문 3.5대1경쟁”/중소기업 선택경우 미래 비전 등 확인을/본지 ‘취업대란’ 시리즈 “시기적절” 평가/기업들 서류전형때 토익점수 크게 중시 면접비중도 더 높여/정보통신 업계선 오히려 인력난 자격증 소지자 유리『올 하반기는 90년대이후 최악의 취업빙하기가 될 것입니다. 취업대란현상은 내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풀려 나갈 것입니다.』 지난 81년 취업정보의 불모지대인 우리나라에 최초의 취업정보회사인 (주)리크루트를 설립한 민윤식 사장(63)은 『최근 심화된 취업난은 산업발전속도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고 고학력자만 양산한데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학의 이공계와 인문사회계열간의 왜곡된 구조는 산업계에 구직난속의 구인난이라는 기현상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본지의 「취업대란」시리즈에 대해 『아주 시기적절한 기획』이라고 평가한뒤 『현재 대학가에 감돌고 있는 위기감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담:연성주 사회부기자 ­경기불황으로 대기업들이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대폭 감축함에 따라 대졸 취업난은 사상 최악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 가을 취업기상도는 어떻습니까. ▲지난해보다 극심한 취업전쟁이 예상됩니다. 취업희망자는 28만명에 이르고 있으나 일자리는 8만개에 불과해 경쟁률은 지난해보다 높은 3.5대 1가량 될 것입니다. 특히 최근의 경기침체·부도 등으로 인해 아예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그룹들도 상당수 있어 일자리는 감소하고 지원자는 증가하는 인력수급의 불균형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대졸취업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무엇입니까. ▲모든 기업들이 12월중 일정한 날을 정해 같은 날 시험을 치르던 동시채용방식이 지난해에 허물어진데 이어 올해에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각각 다른 날짜를 잡아 독자적으로 시험을 치르는 방식이 보편화할 것입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필기시험폐지 바람이 올해에도 계속되고 적성검사를 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기업체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신문광고대신에 대학내 취업보도실, PC통신, 취업전문기관 등을 통해 모집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실업자수가 60여만명에 이르고 있어 93년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실업률이 높아진 구조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습니까. ▲두가지로 접근해 볼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는 현재 전반적인 구조조정기에 접어 들었습니다. 즉 대기업들은 사양산업과 성장산업을 구분하여 성장위주로 과감히 구조를 개편하고 있습니다. 기업체들이 이제까지 속앓이를 해왔던 고비용의 1순위인 인건비를 줄여나가자는 차원에서 조기퇴직·명예퇴직 등의 방법을 통해 몸집줄이기를 해나감에 따라 불가피하게 실업자수는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가정에서 일하던 주부들마저 취업시장에 뛰어들어 경제활동인구가 크게 늘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주부들 역시 취업이 잘 안돼 실업률만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고졸자나 전문대졸자에 비해 대졸자들 취업이 어려워진 근본이유는 무엇인지요. ▲우리나라 인력수급정책의 부재가 근본적 원인입니다. 기업체가 원하는 인력과 학교에서 배출하는 인원간의 적정한 비율이 형성되지 못한 상태에서 대졸자를 양산한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고등학교나 전문대는 현장에서 당장 필요로 하는 전문기술을 어느 정도 습득한 인력을 배출하고 있으나 4년제 대학은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전혀 못미치고 있습니다. ­취업난은 언제쯤이면 해소될 것으로 보는지요. ▲취업동향은 경기흐름보다 보통 9∼10개월 늦습니다. 기업들이 경기상황을 봐가면서 투자폭을 조정하기 때문입니다. 국내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이르면 경기가 다시 살아난다고 합니다. 이를 감안할 때 내년 하반기이후쯤 돼야 취업난도 서서히 풀릴 것으로 봅니다. ­취업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입니까. ▲리크루트에서 매년 취업희망자를 대상으로 취업의식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0%이상이 「능력」이라고 답했으며 학벌·지역 등은 30%, 「운」이라고 답한 사람도 10%가량 됩니다. 그러나 지방대와 비명문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학벌이나 지역 등 실력외적 요소가 「개인능력」보다 10%정도 높아 사회적 차별에 대한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취업희망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는 어떤 취업전략을 구사해야 합니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입니다. 자신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성공적인 사회진출의 교두보가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이뤄진 후에 공략하고자 하는 직업과 기업에 대한 이모저모를 섭렵한다면 당연히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중소기업도 찾아보면 좋은 직장이 있다고 봅니다. 평생직장이 될 수 있는 중소기업을 고르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손에 꼽는 대기업도 순식간에 부도파문에 휩싸이는 현실을 감안하면 입사희망기업 선별에 어느때보다 각별한 신경을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하는데 시중은행이 선정하고 있는 우량중소기업 명부나 중진공 등 관련기관들이 펴내는 기업정보 책자 등을 통해 기업의 내실과 비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대기업들의 신입사원 전형방법상 두드러진 변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예년과 비슷합니다. 대부분 기업들이 서류전형, 인성·적성검사, 면접형태로 공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이한 사항으로는 서류전형에서 토익을 눈여겨보는 기업이 더욱 늘었으며 면접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취업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보통신분야의 고급인력은 오히려 부족해 구인난을 겪고 있습니다. ▲정보통신업종도 분야가 매우 다양합니다. 예를 들면 인터넷 서비스 업종, PCS업종, SI업종, 하드웨어업체, PC통신업체 등 분야가 매우 세분화돼 있습니다. 반드시 전산이나 전기, 전자 등 이공대생이 아니더라도 인문계열출신자도 평소 컴퓨터에 자신을 가지고 실력을 닦으면 취업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자신이 가장 강점을 갖고 있는 분야에 지원하되 자기소개서와 입사지원서에 해당분야에 대한 자신감이나 관련 자격증 유무를 기재하면 취업에 한결 도움이 됩니다. 자격증 취득이 선행조건이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끝으로 취업준비생에게 조언 한마디 해주십시오. ▲취업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채용정보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신문이나 취업보도실, 취업정보센터 등을 통해 항상 새로운 채용정보를 습득하며 준비하는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약력 ▲34년 충북 충주 출생 ▲연세대 법정대 ▲신민당 김홍일당수 특별보좌관 ▲코스모스백화점 대표 ▲세일관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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