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난의 60년…세계변방서 중심국 도약 [광복60돌] 전문가진단 '기로에선 한국경제 나아갈 길은…'전후 폐허 딛고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건설지구촌 황우석신드롬…문화·체육도 날갯짓단기성과 연연말고 미래지향 정책 수립경제주체도 정신적 재무장해야 선진국 진입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김민열기자 mykim@sed.co.kr 최수문기자 chsm@sed.co.kr 관련기사 [광복 60돌] 새 수출 키워드를 찾아라 [광복 60돌] 韓·日경제 비교 [광복 60돌] 한국 수출 60년 발자취 해방 이후 한국은 경제는 물론 정치와 사회ㆍ문화 각 부문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서구 문명국들이 수백년에 걸쳐 쌓은 것을 10배 이상 압축 성장, 경제규모 세계 11위까지 올라섰다. 아시아의 변방국가에서 명실상부한 세계의 중심국가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하지만 광복 60년을 맞은 지금 한국은 ‘일보진전이냐 아니면 제자리걸음이냐’를 결정해야 하는 중대 기로에 서 있다. 14일 서울경제신문이 광복 60년을 맞아 각 분야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경제 부문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해 질의한 결과 이들은 “㈜대한민국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으며 앞으로 10년 안에 새로운 ‘파워카우(power cow)’를 길러내지 못하면 수세기 동안 제자리걸음을 걸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경제는 물론 문화와 체육 등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세계의 중심에 다가서고 있다는 점에는 모두 동의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전쟁이 막 끝났던 지난 53년 13억달러에서 지난해 6,801억달러로 무려 520배 확대돼 세계 11위 규모로, 46년 100만달러에 불과하던 수출은 지난해 2,538억달러를 기록, 세계 90위 수출국에서 1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과학 부문에서는 ‘황우석 신드롬’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고 우리의 대중문화는 이웃 일본ㆍ중국은 물론 동남아 일대를 석권하면서 한류(韓流)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스포츠에서도 올림픽ㆍ월드컵 등 굵직한 무대를 연거푸 유치한 것은 물론 여자 골퍼들의 꿈의 무대인 미 LPGA에서 메이저리그ㆍ프리미어리그에 이르기까지…, ‘선진국만의 잔치’로 통하던 그곳에서 우리 선수들은 이제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모습들 뒤편으로 한국은 미증유의 실험에 직면해 있다고 오피니언 리더들은 주장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95년 이후 1만달러대에서 정체되면서 많은 경제주체들은 한국이 저성장의 덫에 빠져들고 있다는 회의론에 휩싸여 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한국경제의 문제는 총체적인 지표가 아니라 내용상의 양극화”라며 “모든 국민과 기업ㆍ정부가 상시적인 구조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계형 한국표준협회장은 “과거의 불균형 발전전략으로는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양극화 문제 등을 포함해 국가의 기본적인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대식 한양대 교수는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을 질시하는 풍토가 생겼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정부도 정책 측면에서 규제완화보다는 오히려 반기업 정서를 유도하는 경우가 적지않다”고 꼬집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염려도 커지고 있다. 김칠두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중국이 빨리 따라오는 것에 대해 기업들이 위기를 느끼고 있다”며 선진국과 후발 개도국의 넛크래커에 낀 한국의 모습?우려했다. 광복 60년을 맞는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정치적 선진화라는 주문도 잇따랐다. 나성린 한양대 교수는 “제도적으로 민주화됐지만 정치인들 개개인의 의식수준은 못 따라가고 있다”며 “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감정이나 포퓰리즘에 편승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은 “앞으로 10년 동안 한국은 경제 선진국과 함께 복지국가가 돼야 한다”며 “정치인들도 단기적으로 자신들의 이익만 봐서는 안되고 우리에 맞는 경제발전과 국민복지를 돕는 경제시스템을 만들도록 원군이 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작 중요한 점은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는 점이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은 “한국이 오는 2015년까지 ‘G10’(선진 10개국) 안에 들지 못하면 앞으로 수세기 동안 G10으로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측면에서 박호군 인천대 총장은 “당장의 성과나 평가 위주보다는 미래를 겨냥한 (연구개발)정??펼쳐야 한다”고 정부에 주문했고 나성린 교수는 “한국경제가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선진국이 되고자 하는 정신무장을 다시 해야 한다”며 경제주체들의 재출발 정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언했다. 입력시간 : 2005/08/14 17:33